실수라는 말은 때로, 결과를 마주하지 않기 위한 방패가 됩니다
아이의 시험 성적을 이야기할 때, 종종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 점수는 실수 때문이에요. 두 문제는 정말 쉬운 걸 틀렸어요.”
아이도, 선생님도 이것이 명백한 실수라고 인식하는 경우지요.
이럴 땐 모두가 납득합니다.
“실수만 아니었으면 점수가 더 나왔겠구나” 하고요.
하지만 모든 “실수”가 정말 실수일까요?
시험이 끝난 후, 아이가 “아, 그거 아는 건데 틀렸어요”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눈엔 그 말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떠오른 개념이라면, 그건 ‘아는 것’이라기보다
시험 순간에 꺼내 쓰지 못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지식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실수했어”라는 말은 결과를 마주하지 않도록 만들어줍니다.
아이도 마음이 편해지고,
부모도 “우리 아이는 원래 이 정도는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이번엔 실수였으니, 다음엔 이런 실수를 잡아줄 다른 선생님을 찾아보자.”
그런데… 이런 접근이 과연
아이를 성장으로 이끄는 길일까요?
성장은 실수를 줄이는 데서 오지 않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그 안을 들여다보며
‘나는 왜 틀렸을까?’ ‘내가 몰랐던 건 뭐였지?’ 하고
자신에게 묻는 태도에서 비로소 시작됩니다.
그 힘이 바로 메타인지입니다.
공부에도, 시험에도, 입시에도 꼭 필요한 힘이죠.
입시 수학도 결국,
이 메타인지를 키워가는 과정임을
저는 날마다 느낍니다.
실수를 피하지 않고,
그 안에 숨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때
아이는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공부하는 태도도 점점 단단해집니다.
아이가 실수 속에서 배우고,
다음 선택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하고 싶습니다.
결국, 그 실수 속에서
아이의 진짜 성장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 곁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