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숙제 관리'가 의미하는 것
우리 학원에 귀여운 이름을 가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있다.
수학을 참 어려워하고, 학원에 오는 것도 버겁게 느끼는 아이지만, 그 안에는 애정이 묻어난다.
직선으로 오면 금방일 길을 일부러 돌아오다가 지각하는 날도 많다.
어느 날엔 “배탈이 나서 화장실 좀 다녀왔어요”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너 일부러 그랬지?” 물으면,
“어떻게 아셨오요~ 그래도 봐주세요.”
그 아이만의 귀여운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수학이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아이도, 이 공부를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은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학원 광고에 ‘깐깐한 숙제 관리’ 써 있던데… 그거 과대광고 아니에요?”
그 아이는 늘 숙제를 다 해오지 못한다.
30문제를 내주면 10문제 정도, 그것도 답만 적어온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아이를 다그치지 않는다.
“아니야. 나는 네가 숙제를 해오길 늘 응원하고 있어.”
내 진심을 담아 말했지만, 아이는 익숙한 표정으로 “아닌데요?” 하고 웃는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수업 시작 2분 전에 도착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 숙제 다 해왔어요!”
그리고는 조심스레 노트를 내밀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 묻어나는 눈빛이었다.
그러고는 다시 묻는다.
“그래도 그거, 깐깐한 숙제 관리 맞아요?”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깐깐한 숙제 관리’란,
단순히 숙제를 다 해왔는지 확인하고 지적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는 것.
하지 못한 날도 다그치기보다, 다음을 기대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숙제를 해온 날, 그것이 하나의 성취로 남게 도와주는 것.
그 아이의 작은 변화 속에서
교육이란 결국 통제보다 기다림이고, 확인보다 믿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오늘 숙제를 해온 아이의 눈빛은,
그 어떤 수치보다 큰 성장의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