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의 개념을 쉽게 풀어서 정리해 보았다.
2022년 초, 우연치 않은 기회에 '디자인씽킹'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을 읽게 되었다. 마치 하나의 단어처럼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씽킹'이 사실 'Design'과 'Thinking'이라는 단어로 만들어진 단어이고, 이 중 'Design'의 개념이 특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2022년 상반기는 디자인과 관련한 책들을 보며 시간을 거의 보낸 것 같다.
디자인씽킹과 관련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개념은 단순히 하나의 프로세스 또는 사고하는 방식을 넘어 혁신적으로 조직을 경영하는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라 느껴졌다. 이에 디자인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이자 아시아 최초 10년 이상 연속으로 Red Dot Design Award(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신 홍익대 나건 교수님께 직접 연락을 드려, 1:1 인터뷰를 하며 디자인과 디자인씽킹에 대한 인사이트와 철학을 짧게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나건 교수님은 본인이 가진 권위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굉장히 소탈한 성격에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마력과 같은 매력을 가지고 계셨다.)
디자인씽킹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단 두 단어를 꺼내 보자면, '고객'과 '혁신'이라 생각한다. 디자인씽킹은 '어떻게 고객의 마음과 공감하여 Pain Point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빠르게 테스트해보는 일련의 프로세스'라 할 수 있으며, 작게는 하나의 팀 단위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크게는 회사 전체가 움직이는 구조와 체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디자인씽킹이라는 개념은 유행을 하게 된 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기도 했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고객'과 '혁신'의 개념은 현재와 미래에도 여전히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고, 이를 온전히 조직에 내재화시키고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연구하고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디자인씽킹 바이블(로저마틴 저)', '디자인에 집중하라(팀브라운 저)', '하버드 디자인씽킹수업(이드리스무티 저)', 디자인씽킹 퍼실리테이션 대백과(멜리사 알다나 등 공저)' 및 유튜브 디자인소리의 영상(홍익대 나건 교수, 금오공과대 김선아 교수 인터뷰)등을 참고하여 디자인씽킹과 관련한 핵심적인 내용만 알기 쉽게 요약정리한 내용이다. (특히 홍익대 나건 교수님의 강의 및 개인 인터뷰를 통해 익힌 인사이트가 주로 반영되었다.) 디자인씽킹이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거나, 이에 대해 찾아보고 있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디자인씽킹은 1990년대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아이디오(IDEO)가 대중화하였으며,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방법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여러 분야의 팀들이 협업해서 사용자의 욕구와 기술적 가능성, 경제적 실현성을 조합하여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이다.
디자인씽킹의 개념과 관련하여, 'Thinking'이라는 개념이 영어로 표현하면 명확하지만, 번역을 할 때 모호한 부분이 있고(일본의 한 학자는 '디자인 사고(思考)'로, 중국에서는 '디자인 사유(思惟)'로 번역),번역의 모호함 자체가 '디자인씽킹'의 현황을 이야기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Design'과 'Thinking'이라는 단어를 각각 구분하여 생각해보면...
디자인씽킹이란 단어 앞에 '디자인'이 붙었다는 것은 '디자인씽킹'에서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한국에서 '디자인'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스타일링을 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더 고차원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의 '인공과학(The science of artificial)'이라는 책에서는 디자인을 'Transformation of the current situation into a preferred one'(무언가를 더 좋게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디자이너의 핵심역량은 Visualization (시각화), Tangibilization(실체화)이며, 디자인씽킹의 핵심 역시 시각화와 실체화라고 할 수 있다.
생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생각이 있다. 그중 하나는 실용적인 생각(Practical thinking)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실용성과 무관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씽킹에서의 Thinking은 이중 '실용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Thinking은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을 위한 생각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는 Creative라는 요소가 들어가며, Creative problem solving이라는 내용이 한 단어로 Thinkig으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정리해보자면 결국 디자인씽킹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 시각화, 가시화하고자 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참고사항>
※ IDEO '팀 브라운'의 Design Thinking 정의
: 디자인 씽킹이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과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가치와 시장의 기회로 바꾸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방법들을 사용하는 훈련법(출처 : 디자인에 집중하라, 팀 브라운 저)
※ '로저마틴'의 Design Thinking 정의
: '분석적' 숙련과 '직관적' 독창성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균형을 이루면서 가치를 창조하는 모델 → '디자인 씽킹'은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만큼이나 '직관'을 중요하게 여기며, '직관'에서 창의성과 혁신이 나온다고 봄(출처 : 디자인씽킹 바이블, 로저마틴 저)
Inventive Design은 '창의적 공학설계'라는 개념으로 美 기계공학과의 과목명이었다. 본 과목의 강의에서는 '문제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 고민 → 문제 정의 → 문제 해결 아이디어 → 최고의 아이디어 선정'과 같은 일련의 프로세스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이 프로세스를 'Design Thinking'으로 추후 정의하게 되었다고 한다.(Bernard Roth, 스탠퍼드 공과대학 교수)
Service Design은 영국에서 시작된 개념이며, 실질적으로는 디자인씽킹과 거의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단, 디자인씽킹 개념이 스탠퍼드 대학에서 시작하여 팔로알토 (IDEO 본사 위치), 실리콘밸리와 연결되며 세계적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반면, 유사 개념인 서비스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타지 못하였다.
Lean Startup은 도요타자동차의 'Lean manufacturing'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도요타는 JIT(Just In time) 체제 아래에서 생산 과정의 낭비를 최대한 제거하고, 생산 설비를 필요한 만큼만 유지해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 방식을 '도요타 생산방식' 또는 '린 방식(Lean way)'이라고 부르며, 이를 미국의 스타트업에 적용한 개념이 'Lean Startup'이다. Quick & Dirty(지저분하지만 빠르게) 방식을 추구하며, 디자인 분야가 아닌 경영분야에서 나온 개념이다.
※ 상기 개념들과 디자인씽킹을 비교하여 표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 디자인씽킹 프로세스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한 이론은 상당히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중 가장 대중적으로 확산된 모델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 d.school의 모델(공감, 문제정의, 아이디어, 프로토타입, 실행&평가, 총 5단계의 프로세스로 구성) 일 것이다. d.school에서 구조화한 디자인씽킹의 프로세스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5단계 프로세스는 논리적인 일방향의 순서가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뒤엉켜있는 구조에 가깝다.)
- 리서치 Data 분석, 관찰조사, 인터뷰, 트렌드 조사 등을 실시한다.
* 공감(Empathize), 문제정의(Define) 두 단계를 분리하지 않고, 이 둘을 통합하여 '몰입(Immersion)'으로 정의하는 이론도 있다.
- 사용자(User)의 입장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Pain Point)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 과정이다.
- 주제 설정을 위한 Who, What, Why에 대한 질문을 통해 주제의 대상, 니즈, 필요 가치 키워드 등을 분석한다.
-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후,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 사용자 모델링, 가치제안 맵, 고객 여정 맵, 등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과 가치분석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과정이다.
- 눈으로 보이는 사용자 기반 제품이나 구체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
- 프로토타입을 사용자에게 직접 이용해 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아본다.
- 가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확인 후, 최종 출시할지, 이전 단계를 반복할지를 판단한다.
(출처 : 디자인씽킹 바이블, 로저마틴 저)
[1] 범위 설정 - 디자인씽킹의 적용범위와 기대치를 명확히 설정한다.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디자인 씽킹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 디자인 씽킹에 이미 관심을 가진 영역부터 시작해야 한다.
[2] 경영진의 의지 - 디자인 씽킹 조직 구축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태도와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CEO의 Top Priority(최고 우선순위로 두는 과제)에 '디자인 씽킹'이 있어야 한다.
[3] 전문성&객관성 확보 - 외부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외부 전문가 채용 or 용역)
디자인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0~15년 정도가 소요된다.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기존 직원들로는 변화를 촉진하기에 역부족이다.
기존에 누적된 업무와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는 외부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4] (기존의) 시스템 & 기업문화 - 난관에 부딪힐 것을 예상해야 한다.
디자인 씽킹을 자리 잡게 하려면 직원 채용에서부터 시장조사가 수행되는 작업환경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내부의 시스템과 기업문화는 디자인 씽킹을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5]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보여줄 것
디자인의 중요성과 조직을 변모시키는 힘은 '설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이다.
타 경영진에게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여러번 말로 설명하기 보다, 그 과정을 보여주고, 보여주고, 또 보여주는 것이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