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네요. 여름입니다.
요즘은 유난히 여름이 싫다는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여름에는 불면증이 자주 찾아옵니다.
해가 일찍 떠버려서이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요.
에어컨을 틀고 자면 되겠지만 또 에어컨 바람은 썩 좋아하지를 않아요. 중간에 깨서 캑캑 거리며 기침을 합니다.
이 주 전부터 새벽 다섯 시 정도가 되면 눈이 떠집니다.
새벽 한 시에 자도 마찬가지라서 매일 피곤해요.
가만히 서 있으면 세상이 빙그르르 돌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잘 먹고, 정신을 차리며 잘 삽니다.
토요일인 오늘도 새벽부터 눈이 떠져서
(그러나 어제는 다행히 저녁 9시가 되기 전에 쓰러져 잠들었으니 꽤 잘 잔 편이지요)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새소년의 노래가 흐를 때 나는 그것을 붙잡고 과거의 작은 원룸에 살던 시절로 갑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를 걸어 투표를 하고 집에 와서 에어컨을 쐬며 맥주를 마시며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를 보고
그래도 잠이 안 와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를 몰아보고
잠들지 못해 식욕이 떨어지고, 배가 고파 잠들지 못하는 악순환은 9월이 다가오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나서야 끊어졌습니다.
저는 그때 분명 누군가를 떠올리는 일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요, 그저 여름마다 겪는 일이었나 봐요.
이제 저는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아도 되거든요.
이제 곧 일어나야 할 시간이 찾아옵니다.
제가 잠들지 못한 시간만큼 더 주무시고요.
다가오는 여름을 무탈히 보내시길.
만약 저처럼 이 새벽을 뜬 눈으로 보내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 같이 이 노래를 들읍시다.
https://youtu.be/Z55eq-9HF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