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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Sep 26. 2021

마지막 휴일

오늘은 나의 마지막 휴일이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부터 시작된 나의 휴일은 오늘로 막을 내린다.


그러니까 총 8.5일간의 휴일인 것이다. 더 정확히 하자면 내일도 오후반차를 미리 내두어서 총 9일간의 휴일이다.


휴가 중에도 일은 틈틈이 체크했다. 그래야만 귀찮은 전화나 연락을 받지 않아도 되서 그렇게 했다.


어제는 폭풍같은 하루였는데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출발이어서 다행이다.


남편도 조용하고 나도 조용하다. 


남편은 106kg이라고 했고 지금 혼자 조깅하러 나갔다.


나는 여름에 사둔 책 중 하나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란 책을 읽던 중이다.


가을이라 그런지 모카가 자꾸 마시고싶어져서 배달 주문해서 모카를 마셨다.


노트북을 진작 살걸 그랬다 싶다. 


확실히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글을 쓰는게 나한텐 더 어울린달까. 음질도 좋아서, 딱이다.


그래서 LG그램이 좋다고 하는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엄마가 사줬던 삼성보다 내가 산 LG그램이 더 낫다.


오늘도 영화를 보러 간다. 아마도 영화관을 독차지 한 것 같은 상태에서 영화를 볼테다.


왜냐하면 내가 고른 영화는 대개가 마이너한 영화기 때문이다.


창극 <패왕별희>란 영화인데 19년도에 우리나라에서 했던 공연을 영화로 상영하는 것 같다.


창극이라 좀 아쉽지만 전부터 패왕별희를 꼭 공연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대 중이다.


겨울 이불을 꺼냈다. 장롱에 있던 이불을 꺼내면 장롱 냄새가 나는데 난 이 냄새가 좋다.


어제는 남편과의 일을 엄마가 아니라 친구에게 이야기하며 밤길을 걸었다.


그 친구도 나도 이미 알고 있다. 그저 생활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별 의미없는 싸움일 뿐이란 걸.


그래서 그런가 나도 뭐 그리 심각하게 말하지 않았고 받아들이는 친구도 나의 톤에 맞추어 이야기했다.


내일 오후가 아무래도 이번 하반기 마지막 휴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뭘 할까 고민스럽다.


오랜만에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8년도에 당시 남자친구랑 어떤 영화를 본 이후로 간 적이 없던 것 같다.


시를 쓰는 버스 운전기사가 나오는 영화였는데 제목은 잘 기억이 안 난다.


6월말 이후로 3개월동안 나도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있다.


먹는 것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갈비뼈 부상 이후로 근력운동은 전혀 안 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적당히 줄여나가야겠다.


남편이 나가고 혼자 만의 시간을 이렇게 즐기는 것도 꽤 좋다.


작년엔 안 그랬던것 같다. 아무래도 그 때까진 관계가 공고하게 다져지기 전이었기 때문이리라.


목요일부터 시작한 불안감이 오늘은 잠잠하다.


당장 내일이면 6:30에 눈 떠서 회사에 가면 되기 때문이리라.


가서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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