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정말 많은 권태로움을 느끼겠다 싶었던 수요일 오후에 미리 반차를 내놓았다.
오전에도 딱히 크게 할 일은 없었고 오후에도 새로운 주무관 전화 몇통 외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오후에 본래는 머리 염색 예약을 해두었다가, 복잡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지인분께 연락을 했다.
대충 내 아버지보다 아주 조금 어리신 나이가 있으신 분인데 현재 교직원으로 근무 중이시다.
예전에 잠깐 교직원으로 알게 된 분인데 간간히 연락을 이어나가고 있던 차에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집 근처로 오시겠다고 했다.
지금은 방학이라 3시에 퇴근하셔서 여의도 근처 까페로 찾아오셔서 1시간 반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2년만에 소속이 바뀐 채 만나뵜던 건데 나이 차가 있어서 그런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잘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론적으론 다른 생각 하지말고 지금 있는 곳에서 경력 쌓으면서 박사까지 마쳐서 내가 원하는 진짜 직업을 갖는 방향으로 가라는 결론을 얻어냈다.
나로서는 매우 큰 성과이다.
바로 그 부분이 흔들려서 피곤해지고 있던 차였기 때문이다.
요새 술을 잘 안마신다고 하니 많이 아쉬워하셨지만 다음에 또 만나뵙게 될 기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든다.
어지러웠던 마음에 안개가 싹 가신 기분이다.
집까지 걸어와서는 주무관이 요청한 자료를 보내고 이것저것 한 후에 이 글을 남긴다.
2020년 1월 19일은 내가 남편에게 프로포즈를 받은 날이다.
2022년 1월 19일은 다시 마음을 다 잡고 내 진짜 목적을 위해 달리기로 결정한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