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어쩌다 다시 들어오게 된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너가 선택한건데 왜 모르니? 라고 묻는다면 더욱 할말이 없겠다.
첫번째 대학원 진학 때도, 지금 두번째 대학원 진학 때도 나는 깊이 있게 고민하거나 큰 그림을 그리고 지원한 적이 없다.
커리어를 밟아가는데 일만 하는 것 보단 공부도 함께 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지원했을 것이다.
난 이제 졸업학기다. 두번째로 들어온 대학원은 다행이도 마지막 관문까지 온 것이다.
중도 하차란 없다 마음먹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오늘은 개강 총회인지를 하는 날인데 내가 입학하고 줄곧 비대면 수업만 진행해온터라 이런 행사도 모두 줌으로 진행하고 있다.
매번 볼때마다 이런 행사를 만약 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면 얼마나 싫었을까싶다.
이걸 참석하겠다고 회사 끝나고 학교에 가서 그리고 한참을 또 시간을 보내야 한다니.
나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게 싫고 계속해서 교수님에게 호응해줘야하는 일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한 건 사실상 공부를 더 하는게 목적이었을 뿐이다.
친목 도모의 목적은 없었다. 대학원의 기능 중 하나가 친목 도모임을 잘 알지만 그건 내 '목표'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쩌면 내가 20대에 겪은 수많은 불운이 있었기에,
이번 석사 과정은 모조리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행운을 받을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분명 대면수업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중도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대면으로 진행한다해서 사람과의 불필요한 접촉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회사에 가서 조용히 일하고 조용히 퇴근하고 와서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인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는 지금 이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래도 나라는 사람은 그저 출근해서 일하고 끝나면 퇴근해서 집에서 숨만 쉬는 삶엔 만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바로 들어온 이 대학원이란 것이 나를 탈선하지 않도록 붙잡아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제발 얼른 졸업했으면 싶다가도 그런걸 생각해보면 고맙기도하다.
그래도 얼른 졸업은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