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남편은 아주 이른 아침부터 깨서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하는 건 좋은데 내가 늦잠을 잘수가 없다. 이미 잠은 깨버렸다.
나는 눈을 떠서 어제 처음 알게 된 라디오와 유사한 기담이란 유튜브 채널을 틀어놓는다.
그다지 깊게 집중하진 않는다.
8:30부터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억지로 나갈 채비를 했고 계속 빨아야한다고 생각했던 겨울 부츠를 갖고 나갔다.
그걸 좀 세탁소에 맡겨달라고 남편에게 말했다가 또 싸우게 되었고 나는 아침 커피를 마시기 전에 싸우다보니 매우 화가 많이 났다.
그래도 9:30에 예약해둔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정형외과에 들러 충격파 외 치료를 받고 상세 진단서를 받아왔다. 그러고선 집에 잠시 들렸다가 다시 남편과 나갔다.
은행골 여의도점까지 걸어서 가서 맛있게 먹고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졌다. (사진은 없다. 찍을 시간이 없었다.)
걸어서 집에 오는 길에 커피웍스에 가서 드립커피 한잔을 더 마셨다.
진짜 크림치즈를 듬뿍 넣은 딸기 타르트 풍미가 났다. 맛있었다.
그러나 집에 오는 길에 다시 어두워지는 나를 발견했고 집에 오자마자 남아있는 맥주를 마시고
박원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를 달래주려했지만, 나는, 희망을 잃은 나는 혼자있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남편은 슬램덩크를 같이 보자고 했다.
나는 싸우다가 예매해뒀던 표를 취소했는데 남편은 까페에 가서 다시 표를 예매했다.
그런데 지금 내 상태론 영화관에 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못 간다고 말했다. 난 왠지 오늘은 혼자있어야 할 것 같다.
햄스터를 방에 들여두었다.
같이 있고 싶은 생물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