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에 눈을 떴다. 회사에 가지 않는 토요일이다.
길고 긴 황금 연휴 이후에 '쉬지 않는' 첫 주여서 그랬는지, 참 길었던 한 주다.
중간 중간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사업을 따내서 작지만 어느 정도의 희열도 맛보고
평생 볼 숫자를 다 본 듯한 느낌으로 실적 통계를 뽑기도 했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점심 시간을 쪼개 병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매일 매일 여전히 커피는 대량으로 마신다. 운동은 할 수 있을 때, 할 만큼만 한다.
그렇게 오늘, 토요일을 맞이했다.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지만 뒹굴뒹굴하다가 만나고 싶어도 100일 준비를 해야 한단 생각에
9시에 일어나자마자 기운을 내고자 토스트 두 조각을 먹었다.
엄마가 커피 콩을 가는 기계를 사오셔서, 작년에 받았던 케냐에서 직접 사온 커피를 갈아서 커피를 내린다.
캡슐 커피는 간편하고 맛도 진하고 좋지만, 이렇게 내려 마시는 커피가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딱 토요일 아침에 잘 어울리는 커피란 생각이 든다.
부모님은 아침에 고향에 내려가셨고 나는 환기를 시키면서 커피를 홀짝이며 브런치를 쓴다.
이번 한 주를 회상해보면 참 많은 일을 했고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썼고 코를 훌쩍이며 통계를 뽑았던 사무실 단상이 머리에 남는다.
아침에는 일본 작가가 쓴 '세계 폭주'란 책을 읽으며 출근한다.
점심에는 운동을 하거나 외부 사람들과 점심 약속을 잡고 만난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결국 본인의 정치적 취향에 딱 맞는 곳에 새로이 몸을 담게 되었다.
2~3주에 한 번꼴로 만나는 학교 선배는 대학원 논문을 쓰느라 힘들다고 한다.
다들 그렇게 하루하루 잘 살아나가고 있다.
이렇게 평화롭게 토요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