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어제는 저녁으로 육사시미와 연어회, 맥주와 빨강 뚜껑의 소주를 곁들인 밤이었다.


물론 알쓰가 되어버린 나에게 소주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소주는 남편의 것.


하루종일 본의 아니게 아무것도 안 먹다가 저녁을 거나하게 먹었다. 일종의 축하의 자리.


2차로는 맥도날드 해피밀이랑 선데이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사실 2차가 맛있었는진 잘 기억이 안난다.


오늘은 9시 반 넘어 눈을 떴고 남편과 함께 커피를 사들고 산책을 했다.


봄이 온듯하면서도 여전히 추위는 매서웠다.


그러고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얼마안되 다시 미용실에 갔다.


사실 며칠 전부터 머리카락의 곱슬거림이 느껴지고 있었고 기장도 치렁치렁하게 느껴졌다.

어제 합격 연락을 받은 이후 바로 미용실부터 예약했던 것이다.


원래는 나만 가는거였는데 남편도 새치가 심해서 그냥 돈 주고 미용실에서 염색을 받으라고 했다.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머리를 하다가 남편은 먼저 집에 돌아가 차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매직은 체력소모가 너무 크다.

3시간 반 가량의 시간을 미용실에 갇혀서 보내고 드디어 저녁을 먹으러 여의도에 갔다.


버섯매운탕 칼국수 집에서 버섯과 미나리, 칼국수, 볶음밥을 먹고 집에 왔다.

너무너무 그리운 집이었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체력이 고갈되는게 느껴진다.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원래는 타르란 영화를 9시에 예매해두었는데 고민 끝에 취소했다.

다시 또 밖에 나가기가 너무 싫었고 남편이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데 깨우고 싶지도 않았다.

우리 둘다 밖에 너무 오래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라 지칠대로 지쳤다.


당장 다음주부터 다시 회사라는 곳에 출근한다는게 사실 실감이 잘 안난다.

분명 3월부터는 회사에 다시 다니고싶단 생각이 있었지만 나의 자유로운 나날이 끝나간다는 아쉬움도 있다.한가지 확실한 것은 약 5주간의 자유는 나에게 큰 힘이 된 듯 싶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네일도 예약해두었다.

사실은 1월 중순 경에(아마도 퇴사하기 1주일 전이었을 것이다) 받았던 네일이 반 이상 날아가고 없는 상태다. 손톱이 긴 걸 불편하게 느껴서 항상 바짝 깎고 있는데 이 네일이 완전히 깎여 사라질때쯤 난 다른 회사에 들어가 있을지 궁금했었다.


다 사라지기 전에 새로운 회사에 소속이 되는구나.


어쨌든 귀찮지만 해야만 하는 머리도 했겠다 이제는 집에서 좀 뒹굴거리고 싶다. 마음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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