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이만큼 나이를 먹으면 좀 편해질줄 알았는데 삶이 너무 고되다.

한 단계 나아가면 또 앞에 장벽이 서있는 기분이다.

오늘도 하기 싫어도 꾸역꾸역 사람들 가득한 지하철에 몸을 싣고 회사에 출근해서,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에어컨 없이 일을 했다.


작년 10월에는 대리 직급만 달면, 회사만 바뀌면 한결 행복해질 줄 알았다.

지금의 나는 원하던 것을 가졌으나 행복하진 않다.

하루 하루가 고되다.


하루를 꾸역꾸역 보내고 집에 오는 길은 더욱 고되다.

사람은 항상 많다 어딜가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남편이 만든 김치볶음밥을 먹는다.

맥주를 세잔 마셨다. 알딸딸하다.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참깨라면 컵라면을 끓였다. 어쩔수가 없다.

남편에게 나가라고 했다. 게임을 하는 남편.

난 혼자 있고 싶다.

난 침실에 혼자가 되어 이 글을 쓰고 있다.

컵라면이 익길 기다리며 조용히.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될까. 막막하다. 매일이.


내일은 다른 부서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재밌길 바라본다. 그래도 그런 것이라도 있어야 살지않을까.


사실 특별히 나쁜 일은 없다.

조용히 일만하고 집에 오는 삶이다.

그런데도 힘이 든다.

다들 이렇게 산다는 것을 알지만.

남편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낑낑댄다.

그런대도 나보다 더 행복하게 지낸다.

나는 살기싫다고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도 남편은 웹툰을 보며 낄낄 거린다.


단순하면 살기가 더 쉬운데.

라면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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