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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Aug 14. 2023

리즈 시절

남편은 어제 여행 출발하기 전에 대뜸 이렇게 말했다.

“너의 리즈시절은 끝이야. 나 만났을때가 제일 이쁜 리즈시절이었어.”

그러길래 나는 “뭔 소리야. 내 리즈 시절은 지금인데.” 라고 노발대발 했다.


그러고선 휴게소에 들렀고 남편은 차를 주차하고 오기로 했고 난 먼저 내렸다. 근데 내가 혼자 걸어서 사람들이 북적이는 휴게소 중앙에 가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눈이 나에게 쏠리는게 느껴졌다.


너무 강한 눈빛을 느껴서 나는 내 옷에 뭐가 묻은건가 싶을 정도였다. 화장실에 가서 옷매무새를 점검했으나 특별한건 없었다. 게다가 나는 운동화에 반바지, 반팔티에 아주 평범한 차림이었다. 노출따윈 전혀. 특별하다고 한다면 이상하리만치 내 얼굴에서 광채가 났던 것 뿐.


남편은 뒤늦게 나를 만나 나를 보더니 뭐야 왜이렇게 예뻐. 연예인같네. 이러길래, 얜 또 왜이래 하고 핫바를 두개 사서 먹고 차로 돌아갔다.


남편은 차에 올라타 한 마디를 했다.

“그래 당신 리즈 시절 지금이다. 웬 아저씨들이 다 당신 쳐다보네. 인정.”


웃기지만 남자들이 날 어떻게 보는지까지 남편이 따라해주었다.


깔깔 거리며 우리는 여행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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