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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Sep 16. 2023

무제

오늘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겨우 머리를감고 샤워를 했다. 보통은 오전에 모두 끝내는 일이다. 너무 피곤했다.


어젠 오후 네시에 퇴근하는 패밀리 데이였고 집에 오는 길에 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면서 집에 갔다. 이번주에 미리 받은  회사 추석 선물 한우는 금요일로 모두 소진됐다. 남편이랑 나랑 두팩씩 나눠먹었다.


10:30 피부마사지 예약이 있어서 그대로 누워서만 있고 싶었으나 몸을 일으켜 다녀왔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싸다김밥에 들러 우동, 김밥, 돈까스를 남편이랑 나눠먹었다. 우동이 5500원이니, 시청역 근처 우리 회사 주변보단 훨씬 싼 값이었다.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고 집에 와서 딸기 그릭 요거트를 먹고 남편은 헬스장에 간다길래 나혼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세시반 넘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샤워를 하고 밖에 나온 것이다.


나오기 전에 새로 사온 6천원짜리 화이트 와인을 마셨다. 좀 달다. 그런대로 마실만 하긴 하다.


요샌 일이 많아 회사에서 딴 짓 할 시간은 없다. 다행이다. 잡념이 훨씬 줄었다.


이번주 내내 날씨가 안 좋다. 그래서 몸이 더 무거운걸까. 수요일엔 비가오길래 남편과 집 주변에서 2차까지 술을 마셨다. 이자카야를 이차로 갔는데 거기서 오랜만에 하이볼을 마셨다.


지금은 오늘의 두번째 아아를 몸에 쏟아넣고 걸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분다. 여의도는 역시 토요일엔 특히 차가 많다. 아랑곳하지 않고 걷는다.


강남으로 피부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일도 10월 초엔 종결이다. 너무 멀다. 피곤해서 더는 못하겠다. 맨날 운전해서 데려다주는 남편도 힘들다고 호소한다.


8.5도 와인이 슬슬 몸에 퍼지나보다. 몸이 뜨끈뜨끈하게 열오른다. 고요하다. 왜냐면 에어팟을 끼고 아무것도 안 틀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엔 남편이 만든 오징어볶음을 먹을 예정이다. 하도 돼지고기, 소고기만 주구장창 먹어서 오징어를 보고 덥썩 집어왔다.


졸리다. 요새는 항상 졸리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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