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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Sep 10. 2023

속에 화가 쌓였다

화일까 한일까. 민족 정서인 '한'에 가까운 화가 쌓였다.

난 회사가 너무 싫다. 회사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맨날 집에 가고싶다고 난리이다.

난 원래 그런 인간이다. 어떤 회사를 다녀도 이런 인간이다.

8시 출근해서 5시 퇴근하는게 나한테 최선이다. 

그런데 왜 못때려치냐 물으면, 용기도 없고 그렇게 싫은 회사라도 다녀야 어울릴 사람들이 있을정도로 나는 주변에 사람이 없다. 다 끊어냈고 끊어졌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 동안 거쳐간 회사들은 나름 다 누군가에겐 꿈의 직장이다.

심지어 내가 27살때인게 사연을 보낸 황상민 심리상담소의 황상민 박사님은 내가 '신의 딸'에 가깝다고 까지 할정도였다. 그리고 그 박사님의 말 그대로 30살에 그 때 발에 치이는, 결혼 해주세요 하는 남자랑 결혼했다.

후회는 없다. 나는 애초에 집 해오고, 스펙 좋고, 잘생긴 남자를 원한게 아니었으니까.

지금 남편과는 충분히 잘 지내고 있고 결혼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런데도 삶이 힘들고 어려운건 사실이다. 이렇게나 많이 내려놓았는데 뭘 더 내려놓아야할까.

그래도 회사에 가야 사람들이랑 적당히 socializing이라도 하고 돈이라도 버니까. 

근데 너무 싫은 건 사실이다.

유튜브에 자영업자들 영상을 찾아봐도 한결같이 "회사 나오지말고 월급이나 받아"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나는 어쩔수없이 매일 아침 8시까지 회사에 간다.

그런데 일요일이면, 보통은 일요일 오후부터 우울해지는데 오늘은 글쎄 아침에 눈뜨자마자 불쾌하다.

내일 회사에 가야한단 사실이 ㅈ같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 내가 마시는 와인이나 맥주, 남편이 먹는 고기를 사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죽어라고 돈은 벌어야한다. 누구처럼 부모에게 물려받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처지의 둘이다.


아침에 기를 쓰고 걷고 와선 글이 쓰고싶었다.

와인을 마시면서 글을 서야겠단 생각 뿐이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와인을 마시는 건 거의 처음이다.

낮술은 자주 하지만 아직 오전인데 벌써 와인을 마시는건 나로서도 처음인 것이다.


남편이 내 마누라는 맨날 술을 먹는다길래, 나 어제는 와인 1잔 먹었잖아라고하니까,

한잔이..말이 한 잔이지 와인 잔 한 가득 따랐잖아. 거의 1병의 1/3이드만. 이라고 하길래 할말이 없었다.

그래도 이번주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 수요일까진 안마셨다. 목요일부터 다시 마시는 중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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