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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Sep 10. 2023

무제

어제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사실은 시간이 아까워서 피곤한데 나 자신을 질질 끌고 다녔다.

그러기 위해선 4시 반이 넘어서 스벅 트렌타 아이스커피까지 마셨다.

영화 '잠'을 보러가야하는데 집에 있는 1~2시간 동안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았기 떄문이다.

주말에 일도 안하는데 뭔 오바야 라고 하실 수 있겠다.


토요일 7시 조금 전에 눈을 떠서 남편과 산책을 다녀왔고 가는 길에 아아를 한 잔 마셨다.

그러고선 집에 오는 길에 식빵을 사와서 토스트 1개에 계란 1, 치즈 1, 카야잼을 발라서 먹었고 단백질 파우더를 넣은 믹스베리 스무디도 마셨다. 거의 씻자마자 바로 강남에 가서 마사지를 받고 끝나자마자 근처에 라멘집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또 부랴부랴 홈플러스로 이동해서 장을 보고 집에 오니 거의 3시였던 것이다.


홈플러스에서 사온 19900원짜리 화이트 와인을 영화를 보러 갔다가 돌아와서 한 잔 마셨다. 

toasted head였나 이름이 독특하고 라벨에 그려진 불을 내뿜는 곰이 나같아서 사왔다.

영화 '잠'은 생각지도 않게 무속인이 나오고 부적이 나오고 너무 혼란스러운 영화였다.

이선균의 역할이 크지도 않았고 정유미는 사실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여배우여서 솔직히 내 기준에선 영화의 작품성도 떨어지고 기대했던 것 대비 별로였다. 10점 만점에 4점.


집에 와서는 남아 있는 트렌타 커피를 냉장고에 집어 넣고 누워만 있었다.

아니다. 충동적으로 어디선가 본 사기업의 상시채용을 지원했다. 그냥 그러고싶었다. 그것도 와인을 마시면서. 그냥 지금 다니는 회사는 토요일 하루동안 7번 정도 그만두고 싶어서 그랬다.

오늘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내일 회사가야해서 화가 많이 났다.

밥 차려먹을 힘도 없고 머리도 띵하고 몸이 무거웠다. 다행이 남편이 어제 사온 것들로 아침밥을 차렸다.

토스트, 계란, 치즈, 요거트, 사과, 소시지 정도. 나는 토스트 한장에 소시지랑 계란, 치즈 등을 먹었다.

남편은 토스트 3장을 먹어치웠다. 


그러고선 꾸역꾸역 산책을 하러 나갔다. 어제 남긴 트렌타 커피를 갖고선.

맛은 거의 어제 샀을때랑 차이가 없이 그대로였다. 그런데 어제 하도 카페인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커피가 그다지 땡기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투닥거리면서 산책을 마쳤다. 오늘따라 조깅하는 남자들이 구릿빛 몸매를 자랑하면서 뛰어댕겼다. 나는 목요일에 조깅한 이후로 뛰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다리가 아프다.


9월 10일이다. 10일이 벌써 흐르다니. 신기하다.

몸이 자꾸 따끔거린다. 묘기증 때문에 약을 한 알씩 먹는데 오늘은 유독 계속 따끔거린다.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는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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