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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Sep 28. 2023

무제

어젠 추석 전 날이라 부서장이랑 밥을 먹고 가라고해서 갔다.

밥 먹고 사무실 와보니 이미 다른 부서는 다 퇴근한 상태였다.

비가 며칠째 계속 내려서 너무 싫었다. 병원에 들러 피부과 약을 탈 참이었다.

그런데 추석 연휴를 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결국 집에 갔다가 다시 와서도 한참을 기달려 약을 탔다. 


돌아와서 그냥 하릴없이 누워만 있었다. 머리를 자르고싶었으나 내가 가능한 시간대 예약이 되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 남편도 1시간 정도 일찍 퇴근해서 고추장찌개를 만들어 밥을 같이 먹었다.

6:30 예약이 가능한 곳을 발견해서 당산역 근처 미용실에 갔다. 남편은 나를 내려 주고 헬스장에 갔다.

2시간에 걸쳐 머리를 자르고 뿌리염색을 했다. 기분전환이 됐다.


남편과 함께 귀가해서 좀 놀다가 잠들었고 오늘은 연휴 첫날.

7시 경에 눈떠서 토스트 한 조각에 계란, 카야잼을 먹었다.

8시 경에 남편과 아아를 하나씩 들고 산책했고 지금은 돌아와서 샤워를 했다.

어제는 기분이 영 별로였는데 오늘은 회사에 안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힘이 났다.

그리고 어제는 꽤 기대를 하고 있던 곳에 서류전형 결과가 나왔는데 안됐다.

남편 말론 내가 쓴 그 직급에 합격하려면 좀 더 경력을 쌓아야할 것이라고 했다.

언제까지 경력만 쌓아내야할까. 


아침에 여의도는 한산했다. 샛강 근처에 가니 우리처럼 일찍 일어나 산책하거나 러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남편은 오늘 산책이 너무 좋았다고 연신 이야기하는 중이다. 나도 좋았다. 날이 시원하고 비가 안오니 온 세상이 아름답다. 


이제 좀만 쉬다가 다시 나가서 남편 바지를 하나 사고 영화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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