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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Oct 08. 2023

무제

어제는 아침부터 남편에게 온갖 승질을 부렸다. 낮 동안 계속 그러다가 오후부턴 잠잠해졌다.

여의도불꽃축제가 있어서 밤에는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 회사사람, 지인들 다 나에게 그 얘기를하더라.

우리 부부는 워낙 사람많은 곳을 싫어해서 당연히 안갔다.


우리는 쿠팡플레이로 튤립 피버란 영화를 간만에 같이 봤다. 영화관에 가면 같이 보지만 보통 집에선 각자 따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 수,목,금에 회사에서 나는 할일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혼자 사색을 꽤 많이 했다.


앞으로의 내 미래, 방향성. 다양한 공공기관을 거쳐왔기에 3일간 여러 기관의 경영평가보고서를 주로 살펴보았다. 그 과정에서 26살엔가 첫 직장을 퇴사하고 한 번 필기시험을 쳤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보고서도 읽게 되었다. 자연스레 기관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었고 한국학대학원의 24년도 지원 기간이 하루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날 전혀 할게 없었던터라 조용히 지원서를 쓰고 연구계획서 및 자기소개서까지 써서 오후에 지원을 해버렸다. 살면서 회사에서 어디 공고를 보고 써보긴 처음이다만, 어차피 다른 회사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할 일도 없었기에 조용히 그것만 했다. 11월에 결과가 나온다고하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연구계획서, 자기소개서 모두 힘을 별로 안들이고도 술술 쓸수 있었다.

그만큼 석사를 졸업한지 얼마안됐던 작년 가을무렵보단, 내가 뭘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으지 생각 정리가 많이 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억지로 나를 몰아부치면서 쓰지 않았고 자연스레 썼다.


새로 산 청바지는 역시나 맞지 않았다. m사이즈로 샀는데 턱없이 작았다. 살을 빼야하는데 올해는 그 생각만 하면서 흘려보냈구나 싶다. 원래부터 하체가 더 통통한 사람인데 m으로 샀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번주는 매일 술을 마신듯 하다. 맥주값이 오른다길래 더 마신듯 하다. 남편도 덩달아서 집에 술이 있으니 자꾸 마시더라. 


우리 부부는 아침마다 꽤 오래 산책을 한다. 어제 오늘 매머드 커피를 한잔씩 사서 걷고 2시간 정도 걷고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식빵으로 토스트를 해먹었다. 남편은 남편대로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해먹었고 지금은 헬스장에 갔다. 일주일에 3회는 가야하지 않겠냐길래 그러라고 했다. 나는 잠시 핸드폰을 보다가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어서 노트북을 켜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어제도 맥주, 와인을 마셔서 속이 좀 좋지 않았다. 오늘은 술을 참아볼 생각이다.


내일까지 쉬니까 좋긴하다만 사실 좀 지루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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