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ilda Oct 29. 2023

밤의 일기

어쩌면 내 전직장을 3년 이상 다닌 것은 코로나19 덕택일 것이다. 사실상 1년차땐 코로나로 인해 일주일에 2회는 재택근무를 했다. 그리고 업무분장도 애매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의 눈엔 꿀 빨았던 것으로 보이겠고, 나 같은 사람에겐 그 애매한 시기가 주는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때라 볼 수 있다. 하여간 1년 반 가량 그렇게 흐지부지 흘려보내고선 2년차, 3년차때 진짜 일답게 일을 했다. 어쨌든 3년 2개월을 채웠던게 코로나의 수혜를 입었던건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그 후로 올해 들어 나는 벌써 세번째 퇴사를 했다. 그토록 원하던 대리 진급에 연봉 상승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사유로 인해 퇴사를 한 것이다. 7개월을 다녔는데 난 그게 정말 최선이었다.


앞으론 어떻게 될 것인가. 솔직히 오래 다니고싶어도 오래 다닐 자신은 없다. 또 어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문제점과 마주하게 될지 두렵다. 새로 회사에 들어가는 것보단, 그 회사에 들어가서 견뎌내는게 걱정이다.


코로나19가 있어서 나는 전 직장을 3년은 채울수 있던 것 같고, 그 직장을 다니며 석사도 땄고 결혼도 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를 그곳에서 보낸 것이다. 이제 남은 인생은 아직도 많은데, 또 어디에 적을 두고 살지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