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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Nov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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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적금 만기 문자에 눈을 떴다. 만기 일자가 11/25인데 왜 20일에 미리 문자를 보내는지 알수가 없었다. 9시 10분 쯤 전화가 왔다. 02로 시작하는 모르는 번호였고 당연히 안 받았다.


보통 99프로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왔을 경우 스팸이었다. 그래서 받지 않고 번호를 검색해본다.

이번에도 그렇게 검색 먼저했더니 지난주 면접 본 곳이었다. 다시 전화가 오려나 하다가 물 한잔 들이키고 내가 전화를 했다. 합격했다는 통지였다. 12.1.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전화를 끊은지 2시간 째인데 사실 남은 2주간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정리가 안된다.

남편에겐 당연히 이미 소식을 알린 상태다. 


사실 퇴사하고 첫번째로 본 면접에서 한방에 합격한 적은 내 인생에 없던 일이라 약간 어안이벙벙하다.

올해 2월에도 3번째 면접에서 합격했던 것 같다. 보통은 스타트를 끊는 면접으로서의 의의로만 남아있는 첫번째 면접이다. 하여간 문자로 필요 서류를 보내주겠다고 했고 알겠다 감사하다하고 전화는 끊었다.


결국 또 종로다. 한 평생 광화문 근방을 벗어나질 않는구나 싶다.

물론 당연히 좋다. 외진 곳으로 출근하려면 너무 힘들것이고 남편은 당장 경기도로 이사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24살 언론사 인턴, 26살 2번째 회사, 29~33살 3번째 회사, 4번째 회사.

그리고 12.1.부터 다니는 회사까지 모두 종로, 시청, 광화문 이었다.

결국은 다시 이 곳이구나.


사실 막 실감은 안난다.

일단 그 면접이 끝나고 막 되겠구나 하는 감정도 없었고, 그렇다고 떨어지겠구나 생각도 없었다.

그냥 되면 되고 아니면 말고 했던것 같다. 


더 이상 지원서도 안 써도 되고 면접도 안 봐도 되고.

무엇보다도 크리스마스, 내 결혼기념일을 다시 직장인으로서 맞이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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