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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Dec 17. 2023

무제

토요일에는 꽤나 빡빡한 일상을 보냈다.

일찍 일어나서 9시까진 아침 산책을 나섰는데 드디어 펑펑 내리는 눈을 봤다.

나와 달리 겨울을 안좋아하는 남편은 나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10시엔 피부관리를 받으러 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예약은 꽉 찼는지 항상 모든 침대가 비어 있지 않고 꽉 찼다. 1시간 10분 정도의 피부관리를 받고 차안에서 부랴부랴 화장을 하고 오랜만에 오마카세를 먹으러 갔다.

결혼기념일이라고 예약 시 비고란에 기재해두어서 공짜 음료수도 받았다. 그런데 그 시간대 예약자 대부분이 기념일인 듯 싶었다. 술도 마실수 있다고 했지만 점심부터 사케를 마시기엔 남은 일정이 많았다. 


1시간 10분 정도의 긴 시간을 들여 점심을 먹었다.

우리는 피곤했지만 장을 보러가기 전에 카페에 들렀다.

이미 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라떼 한잔에 케익 한 조각을 나눠먹었다.

그러고선 홈플러스에 장을 보러갔고 집에 돌아오니 3시였다.


그때부턴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냈다. 넷플릭스로 영화 한 편을 보고 장봐온 돼지고기를 구워먹었다. 자기 전까진 넷플릭스랑 유튜브를 번갈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인 오늘은 조금 늦게 눈을 떴고 우리 집을 보러오겠다고 한 사람이 처음으로 생겨나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대청소를 시작했다. 너무 더럽게 하고 지냈던터라 찌든 때를 지우는 세척제를 계속 뿌려댔다.

걸레로 닦고 또 닦았다. 사 놓고 안먹은지 오래된 커피 캡슐이 몇개나 되는지도 확인했다.

친정집에서 가져온 찻잔에 쌓인 먼지를 싹 씻어냈다.


점심은 11시 반 정도에 먹었는데 김치볶음밥, 버섯계란전, 떡갈비, 만두였다.

너무 푸짐하게 만들어버렸다. 남편은 아침에 배달시켜 먹은 토피넛라떼를 먹고 속이 안 좋았는지 평소보단 많이 못먹었다. 12시부터 1시간 가량 각자 휴식을 취하다가 밖에 나가 걷고 왔다. 나는 회사에서 듣다만 드론 온라인 교육을 다 들었고 동기가 찾아낸 족보를 참고하여 시험까지 다 치뤘다. 

아직도 14:50이다. 무얼해야할까 싶어서 노트북을 켜고 브런치에 글을 남긴다.


벌써 3번째 결혼기념일이다. 물론 정식 기념일은 20일이지만 어쨌든 간에.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1시간 걷는 동안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샛강역 다리에 있던 노숙자들은 어디론가 대피한 듯 하다. 텅텅 비어 있었다.


햄스터에게 계란 후라이 일부를 주었는데 얼마나 잘먹는지. 다음에도 줘야겠다.


주말을 보람차게 보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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