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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Feb 02. 2024

무제

퇴근길 지하철에서 글을 쓴다.

오른쪽 어깨가 결린 상태다.

무거운것도 안들었는데 왜일까.

머리도 아프고 속은 구멍이 뚫린 듯 하다.


이직한 회사 사무실은 집에서 1시간 20분 거리다.

오늘은 10시출근이었다. 업무분장 받은 양이 꽤나 많아보인다. 벌써 버겁다.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아 지하철 노선도를 본다. 잘못탔다.

생전 처음 타는 6호선이라 정신이 없나보다.


결국 다시 몸을 일으켜 다시 지하철을 기다린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까 거울로 본 내얼굴은 아무리 화장으로 덮어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태였다.

담배도 안 피는데 담배쩐내가 날것 같이 생겼달까.

정신이 없는 한 주였다.


월요일 오후에 팀장님에게 퇴사 소식을 알리고 부랴뷰랴 퇴사 절차를 밟고 첫출근에 행사장에 가서 8시에 끝나고 오늘은 겨우 사무실에 1시간 20분 걸려 도착했다. 거의 여행과도 같은 출근 경로. 힘들까봐 텀블어에 바크콜 스벅꺼를 담아갔다.


뭐 한것도 없는데 금방 점심 시간이 되고 빕스에 간다고해서 팀장님 차를 타고 간다. 몸을 싣고 그냥 무념무상으로 떠난다.


싱싱한 야채를 먹는다. 빕스 샐러드바 야채는 여전히 싱싱하다. 29살 이후로 처음 간다. 그때 전 남자친구랑 자주갔다. 샐러드랑 훈제연어 딸기를 왕창 먹는다.


달리 할게없어서 카톡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집에 가래서 또 여정에 나선다. 길 찾는건 젬병이라, 알려준 길도 잘 못 갈까봐 조마조마하다.


육호선을 생전 타본일없는 나라서, 어렵기만 하다.

손에는 주렁주렁 뭐가 많다.

매점에서 남은 과일에 싸온 텀블어에 영양제까지.

한 주가 고단하다. 하루종일 물을 마셔도, 목이 탄다.


얼굴은 내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상태다.

피부관리를 안받은지 1달째다. 1월이 어떻게 갔나 모르겠다. 이번 회사를 얼마나 다닐까 궁금하다.


전 회사 같은 팀 주임님이랑 연락을 계속 한다.

좋은 사람이고 이미 너무 티키타카를 많이했다.

나이는 먹을댜로 먹어서 시술따윈 안한다고 버팅기던 내가 전 회사 동기에게 시술 가격을 묻는다.


내일 오후엔 새치염색을 하려고 예약했다.

머리가 호그와트 마법사같은 개인적인 기분이다.

영 별로인 상태다. 배는 또 왜이렇게 자주 고플까.

배가 너무 고프다. 허기가 진다.

배에서 소리가 난다. 분명 빕스에서 3접시를 먹었는데. 힘들다. 힘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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