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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Feb 10. 2024

무제

구정 연휴의 중간날이 끝나간다. 오늘이 끝나면 딱 2일간의 연휴가 남는다.

어제는 6:45에 일어나서 남편과 오랜만에 긴 산책을 했다.

집에 오자마자 바나나 스무디를 해먹고 바로 장을 보러 갔다.

만두를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30분만에 장을 보고 집에 와서 부랴부랴 만두를 빚었다.

결과물은 처음해본 것 치곤 꽤 괜찮았다.

꽤 많은 양을 만들었는데 오늘이 되자 어제 만든 분량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만두속 만든게 남아서 오늘 남편이 만두피를 더 사와서 2차로 만들었다.


만두를 다만들고선 후무스를 만들었다. 남편이 타히니 소스의 참깨를 절구통에 빻았다.

처음 만들어 본 후무스는 맛이 괜찮았다.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줄 후무스를 통에 넣었다.

그 친구는 전 직장 교육기간에 퇴사한 친구다. 노량진 까페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곧 결혼 예정이라 주로 그런 이야길 하고 커리어 이야기도 했다. 3시간 동안 두 군데 카페를 들러 두 잔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대화했다.


6시경엔 남편이 나를 데리러 와서 교수님을 뵈러 용인으로 갔다.

6:40쯤 이디야에 도착하여 교수님이 마실 커피를 시켰다.

사실 직인만 찍어주시고 바로 가실 거라 생각했는데 꽤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것과 동일하게 교수님도 생각하고 계셨다.

아직도 마지막에 말씀하신 게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절대 저자세로 하지 말것. 그럼 평생 노예로 산다는 말.


나는 이번 논문 관련 전 회사의 시비에 대해 '무반응'으로 쭉 일관했다.

반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수님도 이런 건 반응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다.

다만 나는 교수님 앞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말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교수님께 너무 되바라져 보이긴 싫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나는 그 분 앞에서 나 자신을 감춘것이다.


나 또한 교수님 말씀처럼 저자세로 나올 하등의 이유가 없다 판단했고 전전긍긍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여 아무런 조치도 대응도 반응도 하지 않고 있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2월이 될때까지.

어찌됐든 직인을 찍어주셔서 그 종이를 남편이 학교에 제출하면, 논문은 비공개 처리될 것이다.

교수님이 어차피 학위논문 통과 후 1년간은 무조건 '공개'를 해야하고 1년이 지난 후엔 자유롭게 '비공개'해도 된다는 학교 규정이 있다고 말씀주셔서 사실상 난 정말로 이 모든 절차로 인해 피해볼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교수님께도 직접 만든 후무스를 전해드리고 남편과 함께 근처 칼국수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냥 오기 아쉬워 한스 베이커리에서 롤케익도 사왔다. 비싼만큼 맛은 좋았다.


오늘은 10시에 겨우 눈을 떴다. 전날 너무 많이 활동해서 그런지 역시나 몸이 매우 무거웠다.

그래도 11시에 남편과 같이 헬스장에 들러 1시간 조금 넘게 운동을 했다. 오늘은 연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고선 집에서 양파카레를 만들어 어제 만든 만두, 시금치 나물과 함께 밥을 먹었다.


중간에 간식으로 딸기도 먹고 빵에 후무스도 올려 먹었다.


1시간정도 산책을 다녀와서 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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