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월요일 연휴 이후로 한번도 헬스장에 못갔고 토요일인 어제 겨우 갔다.
토요일 아침에 평소처럼 차타고 헬스장에 가려했으나 주차타워에 어떤 사람이 본인 차 트렁크를 열고 주차해서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결국 우리는 걸어서 헬스장에 갔다. 금방 도착할 줄 알고 사이렌오더로 시킨 스벅 커피는 누군가 수령했다는 메세지를 띄웠고 나는 남편을 놓고 부랴부랴 스벅에 먼저 갔다.
남편도 메가커피 하나를 들고 금방 스벅에 도달했고 우리는 운동을 했다.
남편은 10:40에 머리 컷트를 예약해둬서 나홀로 집에 도착해 씻었다.
우리는 초밥을 먹기로 약속해둬서 남편이 머리 자르고 오자마자 망원동에 가서 초밥을 먹었다.
밥먹고 망원동에서 커피를 마시려다 주차도 여의치않고 집 보러갈 곳이랑 멀어서 아예 그 쪽으로 이동했다.
동대문역 근방에 있는 집을 보러 갔고 가기 전에 커피도 한 잔했다. 그때쯤 되니 커피를 마셔도 방전된 내 에너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너무 졸려서 마른세수를 계속했다. 바르고 간 선크림과 립틴트는 이미 흔적도 없이 지워진지 오래였다.
집은 낡았지만 현재 집보단 넓었고 방도 1개 더 있었다. 무엇보다도 현재 집에 거주중인 여자분의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강아지를 안고 있었다. 강아지는 늙었는지 백내장이 시작된 희뿌연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짖어댔다.
다른건 다 괜찮았는데 층수가 4층이었다.
남편에게 나는 이 쪽으로 이사하자고 말했다. 2주전에 본 집은 6호선 라인이었고 너무 번잡하고 낯설었다.
동대문역 쪽도 번잡하긴 마찬가지였지만 쌔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내가 너무 피곤한 상태에 그 집을 둘러봤기 때문에 내가 잘 판단한거지에 대해선 선뜻 yes라고 말하긴 어려웠다. 일단 그 곳에서 출퇴근을 하면 30분만에 회사에 도착한다.
집을 보고 도넛츠를 들고 집에 와서 도넛 2개를 와구와구 먹었고 맥주도 1잔 마셨다.
5시엔 남편과 같이 눈썹왁싱을 받으러 다시 나갔다 왔다. 그 이후론 아무데도 나가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갑자기 매운게 땡겨서 낙곱새를 주문해서 먹었다.
6시경부터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있은지 2시간 만에 지겨워졌다. 그렇다고 뭘 할게 더 남아있지도 않아 넷플릭스에서 3시간짜리 인도영화를 1/3정도 보다가 꺼버렸다. 그것 또한 금새 지겨워졌다.
오늘은 10시에 겨우 눈을 떴고 쿠팡이츠에서 6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길랠 10시30분경에 까페에서 김밥 커피 세트를 2개 주문했다. 1시간이 걸려도 안 도착해서 남편이 배달원을 찾으러 나갔는데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떨어져서 얼른 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사이 남편은 새벽에 나가 농구를 뛰고 샤워를 하고 된장찌개를 만들어뒀다. 계란말이는 내가 했다. 김밥이랑 만들어둔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머리랑 배가 아팠고 몸이 쑤셨으나 커피를 먹으니 머리는 안 아팠고 지금은 정상이다.
나는 밥을 먹고 기운이 나서 불려둔 마지막 남은 병아리콩을 갈고, 삶았다. 간 것에는 고추와 양파를 추가해서 전 만들 준비를 해두었고 삶은 것은 후무스를 만들었다. 참깨는 남편이 절구통으로 갈아줬다.
그러고선 냉동고에 하나 남은 어묵꼬치 팩을 해동해서 어묵볶음까지 만들어뒀다.
남편은 그 사이에 또 농구 게임을 보고, 내가 잔소리를 해대니 겨우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지금은 어질러진 부엌을 치우고 설거지를 끝마쳤다.
난 그 사이에 프로틴음료에 바나나, 피넛버터를 섞어 스무디를 해마셨다.
오늘 새벽엔 이상한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햄스터가 집을 탈출해서 옷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참 특이한 동물이다. 굳이 집을 나와 방랑하다가 바구니에 들어가 살려달라고 아등바등 하고 있었다.
이제 무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