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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Feb 18. 2024

무제

비가 꽤 온다.

지금도 비가 오는 중이다.

나는 오늘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원래는 남편이 농구하고 오면 헬스장에 갈려고 했으나 난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주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무기력한 것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지쳤다.

금요일엔 타이레놀을 편의점에서 사서 한 알 먹고 버텼을 정도다.

오늘도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셔서 장보러 가서 홈플러스 약국에 들러 애드빌을 사서 한 알 먹었다.

몸이 좀처럼 회복이 잘 안된다. 비가 와서 몸이 쑤실 나이가 된 건지 뭔지 잘 모르겠다.


남편과 나는 집에서 계속 틈틈이 이사갈 집에 대해서 논의하는 중이다.

그 집에 들어가기 위해 운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파악하고 얼마를 대출을 받아야하며 이 결정이 맞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편은 이 집에 대한 확신이 있냐고 물었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어떤 결정에 대해서도 나는 확신할 수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거고, 확신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밖에 없다."라고 했다.


남편이 만든 앞다리 살 수육을 저녁으로 먹고 남은 수육을 도시락 반찬으로 싸뒀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데 몸이 영 안 좋다. 버틸 자신이 벌써부터 없다.

눈이 감긴다. 오늘 열시에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졸리다.

오늘은 커피를 두잔 마셨다.


카페를 가고 싶었는데 도저히 몸이 안 따라줘서 홈플러스에서 장만 보고 돌아왔다.


이사갈 곳 근방의 분위기를 검색해보니, 노인 인구가 많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다고 한다.

나보고 각오해야 할 것 같다는 남편의 말에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낡은 곳에 가기 위해서 나는 있는돈 없는돈 탈탈 털어야 하고 그렇게 해서도 부족해서 나머지는 대출을 또 받아야만 하는 이 현실이 나를 끝도없이 지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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