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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y 14. 2024

무제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나름 명당 자리다.

이미 5000보 정도 걷고 나서 앉아서 쉰다. 강아지 산책길엔 꼭 들리는 카페에서 얼음을 많이 넣은 아아를 받아 얼음이 녹길 기다리며 이 글을 쓴다.


어제는 꽤나 바쁜 하루였다.

아침 10시에 집 바로 앞에 어울리지 않게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미용실에 가서 헤어 드라이를 받을 참이었다. 나는 15분 전에 집을 나섰고 문이 아직 안열려 있길래 더벤티에 가서 아아를 한잔 사왔다. 미용사와 수다를 간간히 떨면서 머리를 다하고 돌아와 화장을 하고 블라우스로 옷을 갈아입었다.


11:30부터 면접이었고 10분 전에 접속했다.

1차때와 동일하게 접속했으나 오디오가 불량이어서 결국 통화로 목소리를 듣고 화상면접을 했다. 30분 정도 지속된 면접을 마치고 바로 다음 면접 준비를 해야했지만 이미 써놓은 스크립트에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1시쯤 집을 나섰고 면접장에 도착해서 거의 바로 면접을 봤다. 다 끝마치고 전쟁통같은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집에 가기 위해선 거쳐야 가는 관문이 있는데 차와 관광객과 길을 비키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과 오토바이기 한데 어울러진 그런 골목이다. 집에 오자마자 개는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나를 반겼다.


땀 범벅에 혹시나 또 있을 면접에 입고 가야하니 옷은 바로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두고 샤워하고 누웠다.

생각해보니 한끼도 못 먹었네 하는 순간부터 두통이 시작됐고 몸이 욱씬거렸다. 한시간 가량 참다 결국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다. 남편이 오고나서도 한참 동안 그렇게 몸이 아주 안좋았다.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다.

전전직장 동료 하나를 집 근처 카페에서 보기로 했다.

그 전까진 자유다.

강아지에게 소울대 간식을 줬는데 천상의 맛을 느낀듯한 황홀한 표정이다. 날씨가 참 좋아서 햇빛도 즐기고 봄바람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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