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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Jun 18. 2024

햄스터의 죽음

일요일 저녁부터 햄스터가 이상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고, 눈은 거의 못뜬 채 톱밥이 깔린 바닥에 포복자세로 누워있었다. 노년기에 접어든 햄스터지만 딱히 아픈 곳 없이 건강했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날 줄은 몰랐다.


조금이라도 살려보고자 차가워져가는 몸을 내 침대위에 뉘여서 전기장판을 틀어주었다. 이미 글렀다. 다음날 새벽, 남편은 햄스터가 죽었다고 했다.


쓰레기통에 내던지고싶지 않었고 구두 상자에 톱밥을 넣고 햄스터를 고이 뉘여주었다. 몸은 차가워도 여전히 털은 부드러운 내 햄스터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회사로 갔다. 운동을 하고 근무를 하고 돌아와서 남편과 아무것도 모르는 강아지를 데리고 집 근처에 묻어주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회사에 와서 업무를 한다. 계속해서 박사과정에 대한 미련이 강하게 남아서, 어떻게든 들어가보고자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이다.


햄스터에게 우리가족 평안하게 살게끔 지켜봐달라고 했다. 삼년간 함께해줘서 고마운 내 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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