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하나가 꿈에 나타난다

by Minnesota

대학교 1학년때부터 친해진 동기가 있다.

당연히 여자아이였고 나랑 대략 23-24살까지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그 아이 쪽에서 나를 점차 끊어내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진로를 택하고, 외부와의 단절이 자연스레 이루어졌으며 페이스북에는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행복해보이는 사진만 올라왔다.


나에겐 갑작스럽겠지만 그 아이는 이미 나와의 단절을 아주 한참 전부터 서서히 준비했을 것이다.

나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 총 2번의 휴학을 했었다. 그 사이에 그 아이와 같이 보내는 학기가 줄어들게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졌고 그 와중에도 같이 만나 놀았을 때 처음과 같던 그런 분위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란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22살에 미국을 다녀온 이후로 빈 껍데기 같은 삶을 살아갔다.

그곳에서 내가 누린것들과 돌아와서 내가 마주한 현실 간 간극이 처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4살에 1학기 휴학하고 언론사 인턴기자를 한 것도, 내 길이 아님을 알아낸 과정이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장 친했던 그 친구는 이미 진로를 선택해서 갈 길을 걸어가버렸고 나는 혼자 남아 학교 중앙도서관 벤치에서 별을 보고 있었다.


물론 그 때 당시에도 함께한 친구가 있긴 했지만 그 친구는 나와 가장 친했던 그 아이와는 비교할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대화를 안한지 거의 10년이 다 되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꿈에 그 친구는 잊을만하면 등장한다. 거의 대부분 비슷한 스토리 속에서 등장한다. 그리운건지 아니면 그때의 내가 그리운건지. 그 친구가 그립다기보단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거라고 생각한다.


찾아보면 나올듯한 그 친구의 연락처이지만 나는 연락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미 떠나간 인연이고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12시간을 자버린 오늘도 그 친구가 꿈에 나왔다.

오랜만에 등장한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난다.

그 때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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