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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by Minnesota

어제는 금요일 밤이라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레드 와인 한병을 거진 나혼자 다 마셨다.

그것도 모자라 남편을 시켜 맥주도 사왔다.

작년에 봤던 영화 추락의 해부를 봤다.


요새 나는 일주일에 1번 꼴로 운다.

아주 아주 서럽게 운다.

나도 안다. 별 방법은 없고 이렇게까지 진행된 상태에선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는게 맞을 것 같다.


그렇지만 잠은 잘 잔다. 심지어 오늘은 아침에 커피를 때려붓지 않았더니 낮잠도 3시간이나 잤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1시간 반 넘게 통화를 했다. 사실상 스피커폰으로 해서 아빠도 전화에 동참했다.

그냥 근래 회사에서 느꼈던 감정, 내 일, 그리고 돌아가는 사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 상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렇게 실컷 한풀이를 하고 더는 쏟아낼 감정이 없어서 끊었다.

그리고 배가 고파서 치킨을 시켜 먹었다. 더 이상은 할 게 남아있지 않지만, 나는 11:30에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와 zoom meeting이 11:30에 예정되어 있다.


이런식의 만남은 나도 처음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 많이 졸리다. 어제밤에 꺼이꺼이 울고 오늘은 오늘대로 울고 그래서 그런지 체력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고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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