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오늘은 평소와 동일하게 8시 쯤 회사에 도착했고

30분간 상사와 대화를 하고 사직서를 쓰고 짐을 챙겨서 곧장 나왔다.


이미 브런치에 상세한 글을 한번 썼었지만 너무 상세해서 발행은 취소했다.

뚱뚱해진 가방을 매고 헬스장가서 사이클좀 돌리고 씻고 집에 오니 11시였다.

그 상태로 1시간 동안 누워있다가 12시쯤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또 누워있었다. 아무것도 안했다.

그냥 비밀 채널에 영상 2개를 녹음해서 올렸을 뿐이다.

계속 배가 고파서 쌀국수도 한번 시켜 먹었다.

그러고선 3시 조금 넘어서 강아지와 산책을 다녀왔고 강아지 목욕을 시키니 16시였다.

지금은 벌써 18:30이다. 남편은 아직 출발 전이다.


그러니까 퇴사한지 0.7일차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은 잘 현실감이 안 든달까.

그냥 연차 하루 쓰고 노는 기분도 들고.

하지만 요 몇 주간 하도 시달려서인가 이렇게 노는게 좋긴하다.

무엇보다도 좁은 사무실 공간에서 불편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있지 않아도 된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주는 3일이나 남은 터라, 남은 3일간 뭘 해야할까 아직 잘 모르겠다.

어젯밤엔 잠을 거의 못자고 설쳤다. 전날의 여파일 것이다.

그래서 낮에 많이 졸렸으나 그래도 극복하여 잠은 안잤다. 그래야 밤에 잘 수 있을테니.


집에서 이것저것 먹다보니 배가 터질것 같다.

9월 내내 불안의 나날을 보냈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조금 쉬고 싶다.

9월이 아니라 사실은 7월부터 쭉 고통이었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8시부터 18시까지 방치되는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여간, 내일도 나는 자유다.

아직까진 해방된 기분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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