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 남자친구의 인스타그램을 몰래 보듯이 나는 올해 내내 지도교수님의 페북을 염탐한다.
지난학기에도 자주 포스팅하시고 전체 공개로 올리시기에 틈날때마다 봤던 것 같다.
지난학기 마무리가 될 쯤 정식으로 친구요청을 했고 승낙이 났던 기억이다.
이전 남자친구 어느 누구도 이렇게 자주 sns를 염탐한 적은 없던 것 같다.
염탐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교수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시는지 조금이라도 알아야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랄까. 사실 나는 페북에 내 일상을 안 올린지 꽤 오래 됐다. 결혼하고 초기엔만 간혹 올렸고 그 이후론 아예 손을 뗐다. 한때는 계정을 아예 닫을 생각도 했을 정도다.
화요일에 보낸 수정본에 대해 아직 아무말씀 없으시다.
좀 전에 페북에 가보니 본인 원고 쓰느라 어제 밤을 새신 모양이고 첫째딸이 미국에서 귀국해서 데리러 가셨던 모양이다. 바쁘시다.
대놓고 보고싶었다고 하시는 것 보니 한달간 떠나있던 딸이 엄청 보고싶으셨던 모양이다.
유달리 그 글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왤까.
염탐하는 나 자신이 안타까워서? 나는 저렇게 대놓고 표현하는 아버지가 없어서?
그냥 내 현실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겠다.
거의 습관처럼 하루에 한번 꼴로 페북에 들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열심히도 포스팅하시는 교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고자 함이다.
오늘은 날이 참 맑다. 오전 내내 햇살을 맞았고, 즐겁게 지내려고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