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듯하다.
내가 왜 이 사무실에서 이러고 있는건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왜 갑자기 서울의 어떤 곳에 집을 산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왜 영등포를 거쳐, 종로에서 2년이나 살 수 밖에 없는건지도 이해가 안간다.
모든 것이 이해의 범주를 벗어났다.
왜 나는 기를 쓰고 해도 원하는 만큼 성과가 안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왜 난 작년 한해 동안 아주 작은 내 자리에 쳐박혀서 숨만 쉬면서 9시부터 6시까지 갇혀있을수 밖에 없는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 또 그 작은 자리에서 시간을 내버리기 위해 APPLY를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했던게 이런 게 절대 아닌데 어쩌다 나이는 이렇게나 먹은건지 알수가 없다.
누가봐도 좋은 학교 들어가서 성적도 잘 받았고,
나보다 좋은 대학 다니던 키 큰 남자친구가 있던 스무살의 나는
어떠한 잘못된 결정과 선택으로 점철된 15년을 보내버렸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절망하고 별다른 희망이 없는 미래에 다시 또 절망한다.
그래서 내 기분이 이다지도 썩어 문드러진 귤마냥 침잠하는 것이리라.
저런 것을 가족이라고 불러도 될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사람과 마주하면서 살고,
그것마저도 다행이라고 치부하는데 이게 맞을까.
24년 11월부터 25년 9월까지 A라는 곳에서 인생을 내버렸고,
25년 11월부터 지금은 B라는 곳에서 하루종일 앉아서 인생을 내버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