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역시나 꿈에 나타났다.
잠에서 깨어보니 오후 1시.
무심결에 들여다본 페이스북에는 온갖 소식이 난무한다. 누군가는 오늘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오늘 한국에 여행을 와서 맥주를 즐긴다.
지구의 반대편에 사는 코스타리카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 우리는 안 지 4년은 됐다. 그는 곧 한국에 석사 학위를 따러 온다.
일어난 지 세시간쯤 흘렀는데 나는 그 사이 5번째 커피를 내렸다. 밥을 먹고 싶지만, 배가 안 고파서 못 먹겠다.
사람들은 회사 다닐때 해보고 싶었던 걸 하라고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거다. 아무것도 안 하기.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하는 것.
다소 심심할 수도 있다. 파란만장했던 작년에 비한다면. 근데 흘러가는대로 산다는 게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다. 이게 살아가는 것. 지금은 일이 없는대로, 특별히 하고 싶은게 없는대로 살면 되는 거다.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도 내 인생에 밑거름 주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속 편할 따름이다. 시간이 흐르면 또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것이고, 좋아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당분간은 억지로 내가 원하지도 않는 사람을 만나진 않을 것이고,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을 벌이지 않을 생각이다. 살면서 이런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