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면 좋겠다.
내가 그 수많은 과거를 뒤로 하고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순간에는 좋아하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했으리라.
연인관계의 종료와 함께 그 사람은 기억의 뒤안길로 접어들어 이따금씩 생각은 나지만 큰 노력 없이 지워낼 수 있는 존재가 된다.
그렇게도 많은 것을 함께하고 많은 것을 받았는데,
이 정도의 임팩트뿐인 이유는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도 한 번쯤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
'이 사람은 그냥 나랑 말이 잘 통해.'
'이 사람은 나한테 너무 잘 해주잖아.'
'이 사람이랑 있으몀 보호받는 기분이야.'
이런 이유말고,
'이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오글거리는 이유가 생겨서 누군가에게 빠져든다면 그 사람만큼은 허무하리만큼 쉽사리 잊게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만큼 내가 이후에 아플 가능성은 높지만 그것도 감안할만큼의 누군가가 나타나면 좋겠다.
누굴 좋아하면 고통스럽긴해도 가슴이 허 하진 않는다.
그리고 삶을 영위할 이유를 준다.
그리고 정말 바보같은 희망이란 것을 던져 준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좋겠다.
헤어져도 그만 만나도 그만. 이런 관계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