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그를 만나고 우연히 사랑에 빠지고 우연히 이별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쉽게 착각한다.
내가 그를 '선택'했고 그가 나를 '선택'했다고.
오늘은 봄 내음이 나기에,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랑에 대해서, 올해 스물여섯이 되는 나는, 누구보다도 할 수 있는 말이 많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랑'이 아닌, '사랑을 받는 일'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이 많다.
회사 점심 시간에 햇빛을 받으며 테라스에 앉아 있다 보니, 문득 미네소타가 떠올랐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 벚꽃가지를 꺾어다 주던 사람이 떠올랐고 그 때의 하늘과 그 때의 공기가 떠올랐다.
우리가 비밀의 정원이라고 부르던 학교 건물 뒷편의 푸르른 잔디밭도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게 된 사람을 떠올린다.
우연히 만난 그 사람과 나는 어떤 봄을 맞이할까.
그와 나는 어떤 색깔의, 어떤 느낌의 만남을 하게 될까.
요새는 크게 들뜨는 일이 없다.
어떤 사람도, 어떤 음식도, 어떤 일도, 그다지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인연과 간직한 추억은 여전히 흥미롭다.
새로운 인연과 만들게 될 추억도, 시간이 흐른 후에 봄내음처럼 나에게 다가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