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보다 더 귀중한 시간

by Minnesota

이번주도 역시나 바빴다.


회사 일도 만만치 않았고 목요일에는 10시반에 끝났고 수요일에도 약간의 야근을 했다.


화요일에는 원치 않아서 4주 정도 미뤄두었던 동기와의 저녁 시간을 가졌다.


익선동에 갔고 괜찮은 태국음식을 먹었고 2차로 와인바에서 화이트 와인 한병을 비웠다.


괜찮았다. 하지만 여름의 열기가 차오를수록 내 체력은 바닥이 쉽게 난다.


금요일도 재택이었지만 계속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걷고 싶었다. 그런데 나에게 주어진 자유 시간은 3시간 정도였고 이는 피부관리를 받고 왔다갔다하는 왕복 시간밖엔 허락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관리를 받고 돌아와서 남은 업무를 처리했고


나는 데리러오겠다는 남자친구에게 과제 핑계를 대고 집에 남았다.


7시반 무렵부터 이미 나는 방의 불을 끄고 그 때부터 자기 시작했다.


새벽 1시경에 잠에서 깨서 잠깐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고 다시 잠들어서 오늘 10시경에 겨우 일어났다.


몸은 몽둥이로 후드려치게 맞은 듯했다.


집은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은 고향에 가셨고 챙겨가야 할 짐을 메모지에 남겨두셨다.


나는 남은 과제를 해야만했다.


과일 스무디를 만들고 커피를 내려서 과제를 시작했고 12시반경에 과제를 제출했다.


그러고선 Wasp Network라는 쿠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있다.


아무도 쓰지 않는 동생방에서 누워서 영화를 보는데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나는 데이트를 하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이대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를 끝내고 싶기만 하다.


조용한 집에서 나 혼자 보고싶은 영화도 보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고,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다.


이 시간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됨에 허비하였는가.


이런 시간을 얻어냈기에 고됨을 '허비'라고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비'라고 쓴다.


일을 열심히 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금요일 재택근무 중에 나의 통장 잔고는 다시 늘어나 있었다.


물론 그 돈도 들어오자마자 곧 내가 쓴 비용들을 메꾸거나 정기적으로 하는 적금으로 나가겠지만.


이렇게 삶을 영위해나간다.


6월이 언제온지 모르게 벌써 20일이 흘렀다.


나의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만 흘러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야 할 일은 쌓여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