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2주간 비대면이다.
오늘부터 개강일이고 수요일 강의 2건 중 하나는 녹화 영상이고 다른 하나는 줌 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줌, 실시간이 별로라고 생각한다.
녹화 영상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1학기에도 들었던 교수님의 강의를 이번학기에도 수강 중인데 이 분은 내 학부 대학교에서 석사를 하셨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아무래도 1학기때는 나도 뭐가 뭔지 몰랐었고 한창 결혼 준비하고 회사도 적응 중이어서 더 신경을 안 썼던 것 같다.
구글에 쳐보니 문체부 제1차관까지 하셨던 분이더라. 대면으로 강의한다면 꼭 뵙고 인사도 해보고 싶은 분이다.
교수님들도 각자 나름의 성향이란게 있는데 나는 이쪽 성향에 가깝다.
정석대로 강의를 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경험도 소소하게 나누는 정도의 선을 넘지 않는 교수님이랄까.
이 정도가 적당하다.
학생회비도 납부해야하고 나는 우리 차수 총무를 부득이하게 이번 학기에도 맡게 되어서 내가 입금된 금액을 확인하여 학생회에 전달해야한단다.
귀찮은 일이지만 해도 무방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6월 30일을 기점으로 재택근무가 종료되었었다.
나는 좋지만은 않았다. 재택근무를 하면 자연스레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회사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사람 간의 접촉이 줄어들고 일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매일 아침 무슨 옷을 입고 가야할 지 고민할 일도 없게 된다는 점이 큰 이점 중 하나다.
그리고 무척이나 더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매일 출근하는건 싫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시 시작된 재택근무가 그리 달갑지만도 않다.
대학원에 직접 가서 대면 강의를 듣는게 과연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결국 이번 학기에도 동일한 금액의 등록금을 지불하고 나는 집에서 편한 옷을 입고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인 채
녹화된 강의로나마 교수님을 마주하고 있는 이 현실이 조금은 불편하다.
그리고 나는 올해, 그러니까 서른이란 나이가 이렇게 흘러가버리는 점도 많이 아깝다.
서른은 많다고 보면 많은 나이겠지만 어찌보면 내년의 나에겐 올해가 참 젊은 때일텐데 말이다.
좀 더 여행도 다니고 즐길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다른 것들, 그러니까 술 먹고 돌아다니거나 무의미한 데이트는 아무래도 아쉽지가 않다.
그냥 여행이 그리울 뿐이다.
작년 이맘 때쯤, 정확히는 8월 셋째주 경엔 베트남 다낭에 갔었다.
바다수영만 실컷 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 있다.
당시에 나는 불안했고 슬펐고 힘이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원할 때 내 돈으로 표를 끊어 떠날 수 있었다.
지금은 등록금을 지불하고 다니는 대학원조차 2학기째 출입하기가 어려우니, 난감하다.
어제는 이유도 없이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사무실에 출근했으나 재택이나 별반 다를 것 없었고 서울시 외근을 갔다가 그래도 기분을 내겠다고
전광수 커피에 들려 6500원이란 거금을 들여 아이스 드립커피를 마셨지만 전혀 맛이 없었다.
집에 와서 다행이도 오빠와 참치회를 먹고 같이 대화도 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오늘은 다시 재택이고 나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별 의미도 없는 넷플릭스 영화를 보며 오전을 보냈다.
서브웨이 샐러드를 주문해서 먹고 어제 회사에서 샀지만 반이나 남아서 가져온 아이스 라테에 샷을 추가해서 마시고 있다.
좀 전에 학생회 공지 카톡을 보니 결국 9.1부터 10.26까지 비대면으로 강의한다고 한다.
결국 2학기도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