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외로워서 남의 불행을 마주하지 않기를

by Minnesota

외로움에 무조건 사람을 찾던 시기가 있었다.


딱히 공유할 것도 없고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과 술을 먹었고 시간을 보냈고 취해서 집에 갔던 시절이 있었다.


집에 가서 할 게 없는게 싫었고 불안을 마주하기 싫어서 사람들을 이용한 셈이다.


술값을 내가 계산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내가 술값을 내가며 내 앞에 누군가와 억지로 장단 맞추며 보낸 시간이 1년, 2년 모였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짓'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사람은 타인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하는 척 할 뿐이다.


둘째, 누군가 내 고민에 대해 충고를 해주어도 어차피 나는 바뀌는 시늉만 하다 끝날 것이다. 왜냐면 나는 나이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셋째, 사람은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설 수 있다. 지금 내 앞에서 내 이야길 들어주더라도 해 넘어가고 다음 날엔 완전한 남이 될 수 있다.


이 세가지 이유가 모여 나는 더 이상 내 시간과 돈을 털어서 퇴근 이후에 타인을 붙잡고 있지 않게 되었다.


술은 마실 만큼 마셨고 온갖 사람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했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길 간청해보았으며 그 끝에 무엇이 남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여전히 본인의 공허함을 술이나 기타 주변의 누군가로 채우려는 사람이 종종 보인다.


나는 왠만해선 그들을 피하고 싶다.


나도 누군가 붙들고 내 이야기를 하고 이해를 갈구할 때가 있지만 낮이 아닌 밤에 하진 않는다.


밤에 갈구하는 이해는 술을 동반하며, 술을 동반한 시간은 그저 의미없이 들이쉰 공기같은 시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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