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무조건 사람을 찾던 시기가 있었다.
딱히 공유할 것도 없고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과 술을 먹었고 시간을 보냈고 취해서 집에 갔던 시절이 있었다.
집에 가서 할 게 없는게 싫었고 불안을 마주하기 싫어서 사람들을 이용한 셈이다.
술값을 내가 계산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내가 술값을 내가며 내 앞에 누군가와 억지로 장단 맞추며 보낸 시간이 1년, 2년 모였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짓'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사람은 타인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하는 척 할 뿐이다.
둘째, 누군가 내 고민에 대해 충고를 해주어도 어차피 나는 바뀌는 시늉만 하다 끝날 것이다. 왜냐면 나는 나이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셋째, 사람은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설 수 있다. 지금 내 앞에서 내 이야길 들어주더라도 해 넘어가고 다음 날엔 완전한 남이 될 수 있다.
이 세가지 이유가 모여 나는 더 이상 내 시간과 돈을 털어서 퇴근 이후에 타인을 붙잡고 있지 않게 되었다.
술은 마실 만큼 마셨고 온갖 사람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했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길 간청해보았으며 그 끝에 무엇이 남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여전히 본인의 공허함을 술이나 기타 주변의 누군가로 채우려는 사람이 종종 보인다.
나는 왠만해선 그들을 피하고 싶다.
나도 누군가 붙들고 내 이야기를 하고 이해를 갈구할 때가 있지만 낮이 아닌 밤에 하진 않는다.
밤에 갈구하는 이해는 술을 동반하며, 술을 동반한 시간은 그저 의미없이 들이쉰 공기같은 시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