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말이야

by Minnesota

작년에 처음으로 입사 확정이 되고,

입사 전까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주어졌을 땐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던 것 같다.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만나고,

학교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입사용 사진 찍고 머리하고, 집 알아보고 등등.


올해는 입사 확정이 되고,

합숙 교육 전까지 10일이란 시간이 주어졌지만

반나절 쇼핑하고 쓰러지고,

오전에 마무리해야할 서류 정리하고 건강검진하고

4일은 몽땅 몸살인지 뭔지 모를 병에 걸려 병원가고 약먹고 하루종일 잠만 자며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억울하기도 하다.

그 고생을 해서 얻은 성과인데, 좀 기뻐할만한

여유 좀 주면 어디가 덧나나.


'그래, 너 이제 원하는거 얻었으니 한 번 제대로 아파봐라.'


하듯이, 문자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프다.

병원에서 열은 안나죠? 설사는 안하나요?

물어볼땐 네 그런건 없어요

라고 대답하고 나면, 마치 일부러그런듯이 다음 날엔 열 나고 장까지 탈이 나있다.


그래서 결론은 고작 1년 차인데,

작년과 올해의 입사 확정 후 시간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다.


기뻐하고 싶어도, 체력이 안 되서 숨만 쉬며 보낸다는게 참 가엾다.


사람들에게 즐겁게 이야기하며 밥도 사고 술도 사고 싶어도, 상대방은 취업준비를 한지 벌써 3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그렇게 밉상 짓을 할래야 할수가 없는 것이다.


1년 사이 참 많은 것이 변한 것이다.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던 나도, 어쩌면 조금은 변한것 같기도 하다.


술 마시는걸 그렇게 좋아하던 나도, 이젠 다음날이 두려워서 마시질 못한다.


1년 새, 이리도 나이가 들어버렸는지.


씁쓸하면서도 그냥, 이렇게 흐르는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면접 다 끝나고나서 아픈게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하고.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이직하게 된 것도 감사하고.


감사하다 생각하며 살아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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