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그냥 한다.'
예전엔 이거하면 나한테 뭐가 남지? 이거 해서 만약에 역효과나면 어쩌지? 이거보다 저게 나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했고 생각하다 지쳐 중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나는 어엿한 30대이기도 하고 마음을 먹고 이렇게 변한게 아니라 자동으로 이젠 그냥 하게 되었다.
일이 오면 일을 하고 일이 안 오면 안하고,
과제가 생기면 과제를 하고 발표가 있으면 준비를 한다.
이 주제에 대해 잘 모르면 논문이든 뭐든 뒤져보고 찾아낸다. 중간 과정은 없다. 모르면 모르는 걸 명확하게 인지하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트레이너가 하란 대로 움직이고 홈트를 할 때도 옆에서 남편이 세 주는 갯수에 따라 움직이면 힘들더라도 어느새 끝나 있다.
예전같으면 아 왜 이렇게 했는데 이정도도 안나와, 라면서 즉각적인 성과가 안 보일 때 절망에 가깝게 좌절했던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를 미워했다.
지금은 안 그런다. 그냥 하고 결과는 그런가보다 하고 바라본다. 왜냐면 아직 안 끝났고 난 계속 그냥 할거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살 듯 싶다.
20대에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종종 들지만, 그땐 그때대로 열정있게 산 것이라 치면 되니까.
오늘도 그냥 살아낼 참이다.
아침에도 그냥 스텝퍼에 올랐다. 이거 한다고 뭐 더 빠지겠냐 어쩌구 저쩌구 이런 생각 안하고 그냥 했다.
중간에 커피 내리느라 멈춘 적은 있어도 40분은 다 채웠다.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 인생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너무 고자극에 절어 있기 때문이란다. 맞다.
나는 술도 몇달간 안 먹고 있고 담배는 원래부터 안 한다. 딱히 내 인생에 자극적인 무엇이 없다.
심심할 때도 있지만 운동하고 공부하고 일 하는 전 과정에서 담백하고 깨끗해지고 있단 느낌이 든다.
그리고 누구도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내게 강요한적이 없어서 그런가, 더 이 생활이 마음에 든다.
내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