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일을 불태우고 싶은 강한 욕구가 인다.
그래서 술도 거하게 마시고,
일도 열심히 해보고, 잠도 열심히 자보고.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고 충만한 나날이다.
아무리 슬픈 노래를 들어도 슬퍼지지 않는 걸 보면,
지금 내가 그만큼 행복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그만큼 내가 이미 많이 슬퍼해서 슬퍼할 힘이 남아있지 않다는 걸 수도 있다.
정신 없는 하루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혼자가 되어 마주하는 시간이 존재한다.
그럴때면 나는 모든 일에 무뎌져있는 나를 객관화하여 보게 된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된다.
겉보기엔 멀쩡하고,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둥글둥글'해졌단다(더 깎여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그래, 좋은거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서른살이 되는구나.
나도 결국은 그렇게 서른살을 맞이하는건가.
회사와 회식과 직장 동료와 끝도 없는 커피와
술과 출퇴근길의 단상으로 가득찬 삶의 단면을
포용할 수 밖에(embrace) 없는건가
하는 부질 없는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혼자 맞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서 술을 마시고
타인과 어울리고 노래를 듣고 하는 거 일지도
모른다.
지금 난 분명 행복하다.
그럼에도, 나이 드는게 싫은가보다.
나이 먹고 무슨 땡깡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