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사라졌다

by Minnesota

이번주는 정신없음의 연속이었다.


월화수목금을 복기하고자 브런치를 시작한다.


월요일은 업무를 마치고 대리님과 한잔 할 예정이었으나,


본부장님의 소집으로 회사 근처 중국집으로 향했다.


탕수육에 소주를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부장님께 내 진심을 전했을뿐인데 거나하게 먹혔던 것 같다.


8시 땡하고 끝난 본부장님과의 저녁 식사 이후 대리님과 2차를 가는 중에


오늘은 니가 제일이었다라고 하셨으니 말이다.


2차는 막창에 소주였고 집에는 12시 간당간당하게 들어갔다.


화요일은 업무 마치고 일찍 귀가해서 8:30에 잡들었다.


수요일은 하루종일 외근 돌고, 예정돼있던 소개팅남을 만났다.


KBS국장 및 적십자사 실무진과 함께 여의도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소개팅남과 여의도에서 저녁을 먹었다.


소개팅남과 9:30 땡하고 헤어졌고


2차는 대리님을 여의도로 소환해서 비 한번 거나하게 맞고 닭발에 소주를 먹었다.


이번엔 자정을 넘겨 집에 들어갔다.


엄마로부터 주말에 짐 챙겨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말 다했다.


목요일은 예정돼 있던 학교 친한 후배와 프랑스 식당에 가서 간만에 여자스러운 저녁을 먹었다.


라자냐에 치즈와 레드 와인. 전날의 여파 및 업무 과중으로 9시에 파했다.


집 가서 10:30에 잠들었다.


금요일은 역시 오후엔 방송국 외근을 나갔다. 차 안에서 쪽잠까지 잤다.


외근 다 돌고 5시에 복귀했는데 본부장님이 5시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가신단다.


월요일까지 본부장님 부재.


팀장님은 갑자기 신입 2명 소환해서 본인 이야기를 6:10까지 하신다.


그러고서 결재문서함을 봤더니 떡하니 반려가 떠 있더라.


반려 소견 읽어 보니, 내가 위임전결규정 다 확인해서 올린 결재 문서를 잘못했다고 반려하셨더라.


빡쳐서 그 뒤로 과장님께 바로 문자를 넣었다.


아 그 사이에, 소개팅남의 애프터 신청으로 금요일엔 이미 약속이 잡혀 있었다.


화가 난 상태였는데 대리님은 대리님대로 삐졌다.


그 상태로 영등포에 내렸다. 이 상태로 소개팅남을 만나서 내가 과연 무슨 얘길 할까 싶었다.


과장님과 전화 통화를 잠시 하고 사태 파악 후 간신히 안정을 유지한 상태에서 소개팅남을 만나러갔다.


이미 나를 많이 기다렸기에 사과를 하고 최대한 그 사람에게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미 방전된 에너지로 인해 9:30 땡하고 이번에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선 회사 인턴을 소환하여 오뎅탕에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술 마시면 나오는 버릇대로 아는 지인에게 죄다 전화했다.


그렇게 하고 겨우 집에 들어갔다.


토요일에는 오전 6시부터 눈이 떠지길래 떠진김에 쇄신의 의미로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 갔다와서 부모님의 쌓인 불만을 다 들어드리고 약속 잘 지키겠다라는 말로 합의를 본다.


그 후로 토요일이 사라졌다.


부모님이 외출 나가시자마자 오후1시경부터 일요일 오전 7시까지 내리 잤다.


원래 고등학교때부터 잠이 많은 나였지만 중간에 한번도 깨지 않고 이렇게 오래 잠을 잔 적은 거의 처음일 것이다.


아버지는 걱정이 되셨는지 엄마보고 나를 한번 들여다보라까지 하셨던 것 같다.


정말 죽은듯이 잤다.


일어나서는 또 아무일 없단 듯이 물 마시고 커피 마시고 이 닦고 밥 먹고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일주일을 정리하는 글을 쓴다.


그래도 틈틈히 자아 성찰도 하고 반성도 하고 미래에 대한 구상을 해나간다.


아무리봐도 나는 전생에 동면을 하는 설치류 중에 하나였으리라.


아 명함지갑 하나 장만했다. 명함 받을 일이 많은데 주머니에 명함을 넣는게 보기 안좋더라.


다음주는 어떤 한 주가 될지 궁금하다.


이제 공부 좀 해야지.


일주일 복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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