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리던 주말, 오전 7시부터 눈을 떴다.
평일 내내 회사가 끝나고 사람을 만나거나 어딘가에 들르거나 야근하는 남자친구 퇴근 시간에 맞춰 잠들다가
금요일, 어제만큼은 저녁만 먹고 바로 잠들었더니 7시에 깼나보다.
오늘 그렇게 춥다더니 이불을 두겹으로 덮고 있는데도 으스스한 찬 기운이 몰려온다.
참으로 힘들었던 한 주였기에, 잠도 설칠까봐 걱정했는데 참 잘 잤다.
꿈도 안 꾸고 단잠을 잔 듯하다. 그런데 깨어나보니 다시 새록새록 나를 괴롭히던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회사 일, 회사 사람, 회사, 회사.
그래서 떨쳐버리고 싶어서 어제 부재중 통화로 남겨진 친한 동생과 남자친구, 그리고 어제 집에 와서 전화하겠다고 했으나 잠들어서 연락하지 못한 언니에게 차례차례 전화를 걸어본다.
걸면서도 토요일 이 시간에 과연 누가 일어나있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내심 누군가는 받아주길, 바란다.
(글을 쓰면서 방금 내린 커피를 마셨는데 참 맛있다. 회사 근처 까페가 아니라, 회사 가는 길에 사마시는 커피가 아니라서 그런지. 토요일 오전에 내가 내린 커피는 언제나 맛있다.)
아무도 받지 않을, 부재중 전화를 토요일 오전에 다수의 지인에게 남겨 놓고선
하릴없이 새로 뜬 공고 중에 쓸만한데가 없을까 훑어본다.
몇군데 괜찮다 싶은 곳 공고를 나의 메신저로 옮겨 놓고선,
'벌써 이러고 있다니 참...' 하고 씁쓸해 한다.
사람은 안 바뀐다더니. 2016년 1월 14일에도 나는 비슷했다.
배려가 없는 사람이다 난. 그래서 이런가보다.
배려하기가 왜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배려만 조금만 더 하면 될 일인데, 나는 무조건 나만 생각하며 살아간다.
항상 내가 제일 힘들고 항상 내 문제가 제일 중차대하고 항상 내가 제일 우선되어야 하고.
이렇게 살면서 27살이 되었으니 사람이 어떻게 바뀔까.
아직도 사춘기 소녀처럼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그저 누군가 나만 예뻐해주고 나만 챙겨주고 나만 잘났다고 해주는 게 좋은가보다.
엄마가 하신 말씀이 맞나보다.
7시에 눈을 떠서 8시반까지 그렇게 보냈다.
누군가에겐 평일에 못 잔 잠을 몰아자는 귀중한 토요일 오전에 방해가 될만한 전화를 남기고선
재입사한지 3개월도 채 안됐는데 다른 회사 공고를 보면서 전형 절차와 급여를 확인한다.
생각하기 싫은 회사 일, 회사 사람도 간간히 떠오른다.
그러다가 일어서서 물을 마시고 커피를 내리고 브런치를 들어와서 글을 쓴다.
아무래도 이번 글은 좀 길어질듯 싶다. 이미 디카페인 커피 한 잔을 다 마셨으니 새로 하나 더 내려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