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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Aug 24. 2021

수동적 삶에 대하여


나는 자진해서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거쳐온 전 회사에서 나는 지나치게 능동적이었고 이는 곧 조직원에게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상사에게서.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해 팀장의 지시에 따라서 살아간다. 요새는 정말 내 인생 통틀어 이렇게 고분고분할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여러가지 지시를 하셨고 나는 곧장 시작했는데 팀장님은 5시니까 가라고 하셨다.


안 급하니까 가세요.

아, 내가 기한을 안 정해줘서 그런가.

A는 내일까지 하고 B는 목요일까지 주면되요.


이렇게까지 말씀하셔서 나는 짐을 싸고 퇴근했다.


집에 오는 길은 습기로 가득했다.


수동적인 삶은 내 색을 서서히 빼내는 삶이다.


서서히 무채색이 되어 간다.


이 편이 나에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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