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참 많은 나이.
며칠 전 인기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서른에서 마흔이 되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22년에서 23년이 되면 서른에서 마흔이 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니 뭐가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시간은 그냥 가는 거지. 그렇게 붙잡고 싶은 걸까?
나로서는 공감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안 84 손가락 포즈가 세 개에서 네 개가 되는 순간 알 것 같았다.
애잔함, 서운함, 설렘, 두려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
찰나의 순간을 느끼지 못했기에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이 남아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서른에서 마흔이 되는 순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해가 바뀌는 몇 년 동안 회사 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했던 기억이다.
서른에서 마흔이 되는 그 순간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그 후 마흔은 나에게 눈물로 다가왔다.
이유 없이 길을 걷다 울었고, 바람소리에 눈물이 났다.
사는 게 살아간다는 게 너무 슬퍼서 자면서도 울었던 기억이다.
책상 앞에서 일을 하면서도 혼자 훌쩍였던 것 같다.
이유 없이 흐르는 눈물은 눈치가 없는 녀석이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줄줄, 훌쩍, "엄마 또 울어"
오죽하면 아이들이 엄마 또 운다고 내 눈치를 보기도 했으니까.
'괜찮다'라고 달려왔던 나는 괜찮지 않았던 것 같다.
'지나간다'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았던 것 같다.
'잘할 수 있다'라고 버텨왔던 나는 잘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이유 없이 주책없이 흘렸던 눈물은 몽글몽글해진 내 마음을 달래주려 했던 것 같다.
나 아직 설레고, 두렵다고 괜찮은 척 살지 말고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 느끼고 표현하면서 살아가라는 메시지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마흔 혹독한 신고식을 통해 삶은 나에게 그냥 던져진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