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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Jan 19. 2023

밥과 살

운동 하자~

아이들은 먹는 만큼 큰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먹성도 좋고, 잠도 잘 자고, 그러나 운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

보다 잘 자라고 있다.


날쌘돌이 아들이 발목 골절로 몇 달간 걷지를 못해서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다.

이제는 깁스도 풀고 재활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기존에 했던 수영을 시작하려 했는데,

문제는 변해버린 몸 때문에 수영장을 거부하고 있다.


수영장 생각만 하면 심장이 콩닥거리고 겁이 난다고 한다.

다리를 다치면서 축구, 수영, 태권도 이 모든 운동을 잠시 쉬었던 거라 그 활동량은

아들의 몸으로 축적이 되어 버렸다.


윽! 엄마의 잘못 인 것 같지만, 잘 먹는 아이를 굶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삼시새끼에 간식까지

알차게 챙겨 먹였더니, 지금은 엄마를 원망한다.


어젯밤 잠들기 전 아들이 수영을 안 가면 안된다며, 훌쩍였다.

야무지게 밥 한 공기를 먹어치우고 그대로 누워서 하는 말이 살이 너무 쪄서 수영은 쉬고 싶단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들의 수영 거부로 벌써 두 달째 등록만 하고 수영장 입구도 못 가고 있는 상태다.

아직 다른 운동은 무리가 된다고 해서 수영부터 천천히 시작 하고 싶은 엄마 마음을 아는지...


어쩜 우리 아들도 자기 맘 몰라주는 엄마가 미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엄마는 아침을 챙기고, 간식을 챙기고 맛있게 먹어주는 네가 너무 고맙고 이쁜데.

먹는 만큼 운동만 해주면 참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음을 알기에 밥을 먹이면서 또 후회를 한다.


오늘은 엄마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너의 슬픈 목소리에 강져 보려 한다.

아들아! 오늘 한 번만 힘을 내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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