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문장 (24.01.12)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를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해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법정, <무소요>중에서
1. 나의 문장
사랑받고 싶어 너를 사랑한 게 아니었다.
내 마음이 너에게 향했고, 너를 보면 행복했다.
너의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처럼 느껴졌다.
너의 허탈함이 너의 공허함이 나를 보는 듯했다.
따스한 위로가 받고 싶어, 너를 위로했다.
너를 보고 있는 내 마음은 내 소유인데
온종일 너만 생각하는 내 마음은 네 소유 같다.
가질 수 없는 내 마음은 공허하고 무겁다.
너에게 들키지 않으려 오늘도 괜찮은 척
괜찮음을 마음에 새긴다.
때론 먼지처럼 가벼운 감정을 원하지만
보여도 보이지 않고 느껴도 느끼지 않길 원하지만
나는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그리움이고 싶다.
네 감정을 탐하는 나는 자유롭지 않다.
하루 열두 바퀴 이상 돌고 도는 감정 덩어리가
소유 없는 마음에 안착했으면 좋겠다.
형체 없는 감정을 소유하려는 나는 욕심쟁이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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