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면서 생긴 버릇이다. 어쩌다 보니 잠이 들기도 하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정신이 없어 퇴근 후
일기 쓸 여유가 그동안은 없었다고 우겨 본다. ^^ 덕분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아침일기를 쓴다.
(때론 오자마자 일을 시키는 팀장 때문에 짜증이 나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날은 많지 않으니 패스~)
나의 한숨과 웃음.
짜증과 분노, 기쁨과 슬픔을 고스란히 마주하고 안아주는 나만의 안식처.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책상 앞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컴퓨터와 눈싸움을 하고 키보드를 인정사정없이 두들긴다. 종종 눈치 게임을 하며 책을 펼쳤다가 금세 열일 모드로 전환한다.
점심을 먹고 오면 몰려오는 졸음을 모니터 옆 거울이 알려준다.
너, 지금 졸리구나! 어서 화장실이라도 다녀와~ 거울 속 나는 금방이라도 꿈나라 직행버스에 올라탈 기세다. 졸린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하다 미니 스노볼에 눈이 간다. 살짝 흔들어 주면 눈가루가 반짝반짝 기분이 좋아진다. 코끝을 자극하는 은은한 미니 향수는 경직된 몸에 부드러운 향기를 입혀 미소 짓게 한다.
완벽한 비서 역할을 해주는 캘린더는 매달 그달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잊고 지나칠 일들을 미리 알려준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책상 위 물건들은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나도 충실하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집을 향하는 길. 내일 또 만나자. 나의 안식처 책상과 정겨운 물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