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습니다.
몸과 마음이 거리를 두고 서로 대적합니다.
피곤으로 얼룩진 몸은 인제 그만 잠을 청해 보자고 속삭이지만,
몽롱하게 아쉬움을 담고 있는 마음은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속삭입니다.
꼬깃꼬깃 구겨진 종이처럼 생각들이 여기저기 구겨져 머릿속을 비집고 나오려 합니다.
양보 없는 생각들이 엉켜 집채만 한 생각 덩어리로 몸집을 키웁니다.
핀셋으로 보고 싶은 생각만 쏙쏙 뽑아내고 싶은데, 그건 또 싫은지 푹 숨어 버립니다.
아마 마음은 위로가 필요한가 봅니다.
애써 잠을 거부하고 몸과 맞서는 걸 보면 쓰담쓰담을 원하고 있나 봅니다.
참, 잘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 너무 애쓰지 말아라. 다 잘할 순 없지, 그럼 그럼 잘될 거야.
오늘 하루 놓치고 지나친 건 없는지 촘촘히 생각 정리를 해봅니다.
(아이들 시간에 엄마가 없었네요. 시간에 쫓기는 하루가 되어 버렸네요.)
내일은 아이들에게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맛 보장이 안 된 저녁을 준비해 보렵니다.
그것으로 오늘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몸과 원활한 협상을 하려 합니다.
내일 새벽 수영은 패스? 아, 이번에는 몸이 마음의 뜻을 거부합니다.
모쪼록 몸과 마음의 가뿐한 타협을 원하며, 몸이 더 화내기 전에 잠을 청해 볼까 합니다.
한 줄 요약 : 뭐라도 써라! 나를 위해! 마음이 말하고 몸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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