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나무들은 잎이 진다고 나무로 존재하기를 포기한 적이 없어. 오히려 그걸 시간의 향기로 버텨내지. 한평생 살며 게으른 나무를 보질 못했네."
이숲오 <꿈꾸는 낭송 공작소>
나의 문장
내내 움츠려 있다 폭풍 샤워를 합니다. 글 태기보다 깊은 맘 태기가 왔어요.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올리지 못하고 주춤, 브런치 작가 서랍에 '저장' 글만 쌓여 가고 있습니다. 무슨 연유인지 공기마저 서러운 나날은 좀처럼 기운을 밖으로 뽑아내지 못하고 주저앉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 습지에 머물렀던 적은 없었는데 뭘 해도 저하된 기분에 갇혀 있습니다. 스스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 출입 금지 표지판을 마음에 각인시키고 있나 봅니다.
오늘은 4인 4색 북토크가 있는 날입니다. 많이 기다렸던 설레는 날이기에 봄 새싹처럼 수줍게 시작해 보려 하지만, 출입 금지 표지판은 쉽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 하나에 정신을 집중시키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단 움직여 보기로 합니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에 나오는 소년이 궁금했고 그리웠다. '왜 시 낭송을 하는가?' 어떻게가 아닌 왜를 묻고 소년은 시 낭송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질문들이 궁금해졌다.
감성이 내 안에 머물고 함께 하고 싶은 작가님이 있다. 단지 보고 싶었다.
배움을 끝없이 생각하게 하고 다짐하게 하고 그러나 실천이 너무 어려워 자문하고 싶은 작가님이 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버팀목이 되어 주는 작가님이 있다. 그저 존재만으로 참 고마운 작가님이 그곳에 있다.
뭣도 아닌 나라는 사람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들.
열심히 한다는 건 그냥 습관처럼 허기를 채우듯 밥을 먹듯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작가님들.
그저 작가님들을 보면 숨통이 조금은 트일 것만 같았다.
그리고 희~~희수 작가님이 나처럼 우리의 만남을 기다리고 계셨다.
나무는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돌아오는 봄, 겨울을 맞이한다. 매년 다른 색의 나뭇잎을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스스로 새로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푸른 초록의 나뭇잎이 예쁜 옷을 입고 한껏 뽐낼 때도 차가운 바람에 혼자만의 여행을 떠날 때도 나무는 묵묵히 인사한다. 하늘의 시샘으로 비바람을 선물할 때도 그 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새봄을 기다린다. 찾아온 새 친구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다시 이별이 찾아와도 나무는 그저 웃는다. 네가 와줘서 고마웠다고~
나무처럼 글을 쓰고 향기로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
큰 나무 작가님들, 어린나무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사계절을 1년 4년 5년 쭉 조용히 함께 가려 합니다.
4인 4색 각기 다른 큰 나무 작가님들~
세상에 없던 문장이 넘실거렸던 작가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건니얘기' - 이숲오 작가님- (스스로 흩날리는 날을 살아 보렵니다 ^^)
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내삶돌보기'
'관심' - 안희정 작가님-
(작가님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의 그 마음이 저와 같아 듣는 내내 작가님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답니다)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다짐으로 4년 반의 준비기간과 글쓰기
'읽어야할책' -양원주 작가님-
(최소한의 부모 역할, 부모의 노력과 습관의 중요성, 경청하며 반성하며 다짐하게 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치킨시켰어, 어서드루와 (본질을 파악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내 삶으로 가져오는 것)
같이 글을 쓰자는 청첩장 -권수호 작가님-
행복한 순간들을 따로 적어 기억하기, 버티고 나니까 글이 써져서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펴내 청첩장처럼 나눠주는 동네 어르신 같은 작가님.
작가님들 생각하며 꽃을 고르던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꽃 가게 사장님 '왈' 선물 받을 분들을 생각하고 고르셨네요~
꽃을 정성스럽게 포장하는 사장님께 으쓱거리며 작가님들 자랑을 했더랬어요~~ ^^
한 줄 요 약 : 집에 오는 길에 어린나무는 작은 꿈을 가슴에 새겨 봅니다. 주춤하고 넘어지는 순간의 감성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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