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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May 24. 2024

연결된 존재들

라라크루 금요문장 (2404.05.24)

세상에 매몰될 때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수행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붙들어 주었다. 포기하지 않고 길을 모색하게 하는 힘은 나 자신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와 연결된 존재들로부터 온다. 그것을 인식할때 우리는 안도하게 된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_류시화


나의 문장


무거운 마음으로 피곤함을 발가락 끝까지 뿜어내며 시작한 하루, 길을 걷다 아장아장 걷고 있는 아이 모습에 살짝 미소 짓는다. 입가에 느껴진 미소에 아침 햇살이 따사롭고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처음 글을 쓸 때 굳은 표정으로 손가락에 빳빳한 힘을 주며, 마음에 단단한 빗장을 채우고 있었다. 언제고 도망칠 수 있도록 한쪽 발만 담가보기로 했다. 이슬비처럼 파고든 작은 인연이 아장아장 걷고 있는 아이처럼 나의 하루를 채워간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글쓰기, 나의 라라, 그리고 나와 연결된 존재의 힘으로 안도의 내일을 맞이 하기로 했다.



꿈을 꿉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살다가 시공간을 넘어 지금 이곳에 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라는 걸 하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습니다.

때로는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 글을 "꾹" 눌러 발행하고 흠, 모른 척 등 돌립니다.

그렇게, 이렇게 저는 꿈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연을 만들어 갑니다.

끊임없이 주저앉고 싶을 때 허락하신다면 당신 손 잡고 동행하겠습니다.

주저앉고 싶을 때 기댈 수 있는 어깨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잠시 쉬어 가실 수 있게.


아장아장 걷는 아이처럼 천천히 꿈을 향해 걷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사무실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취득하셨다고 뿌듯한 자랑을 하셨다.

새벽 일찍 나오셔서 청소하고 10시쯤 퇴근 하시는데 요즘 회사에 쉴 공간이 없어 일찍 퇴근하신다고 하셨다. 한동안 안 보이셔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셨다.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아요"

"관절이 안 좋아서 살을 뺐어요. 10kg 정도 빠진 것 같은데 몸도 가벼워지고 건강도 훨씬 좋아졌어요."

소녀처럼 싱글벙글 웃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학교생활은 어떠세요?

이제 3학년 됐어요. 조금 더 젊었을 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너무 재미있고 뭐라도 하니까 신이 나는 것 같아요. 며칠 전 생일에는 63빌딩에서 근사한 저녁도 먹고 왔어요. 잠깐 나와서 청소하고 받은 월급으로 우리 부부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니까 너무 좋아요.


아주머니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고 함께 방긋 웃어 드렸다.

빈말인 줄 알지만 점점 이뻐지고 있다는 말에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했다. 아들은 잘 크고 있냐? 큰 아이는 몇 살이냐? 유모차 끌고 출근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씩씩하게 회사 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아주머니.


아들보다 1년 늦게 태어난 손주는 잘 자라고 있냐는 질문에 아주머니는 신이 나서 손주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아들 옷을 챙겨 드렸던 기억부터 작고 사소한 일들을 소환해 한참을 복도에 서서 이야기꽃을 나누었다.


무의식으로 흘려보낸 시간, 그 안에 소리 없이 쌓여갔던 추억.

아주머니와의 추억은 또 하나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활짝 웃어주신 아주머니 덕분에 금요일 출근길이 행복해졌고, 아주머니의 반짝이던 미소와 싱그러운 모습을 잊고 싶지 않아 굶 글 (점심 굶고) 쓰는 지금 아주머니에게 굵직한 인연의 존재를 느껴본다.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금요문장#인연#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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